'이재용'호, 드디어 출항하나

입력 2015. 5. 18. 16:50 수정 2015. 5. 1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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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이건희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던 삼성그룹 관련 재단 두 곳 물려받아… 승계 알리는 상징적 조처

삼성 '이재용'호 출항을 위한 닻을 올렸나.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5월15일 이건희 회장이 그룹 내에서 공식적으로 맡고 있던 3개 직위 가운데 삼성전자 회장직을 제외한 2개를 물려받기로 했다.

삼성그룹은 이날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이 임시 이사회를 열어 이재용 부회장을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삼성문화재단은 "이사장 업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이재용 부회장을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건희 전 이사장의 임기는 2016년 8월27일까지였지만 이를 앞당겨, 임기가 끝난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직과 함께 교체한 것이다.

할아버지-아버지-아들

재계에선 이재용 이사장 선임을 두고 '사실상 승계를 알리는 상징적 조처'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만큼 두 재단의 상징성이 크다. 삼성문화재단의 첫 이사장은 삼성그룹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이었다. 이후 삼성문화재단은 신현확 전 총리를 거쳐 이건희 회장이 이사장을 맡았다. 이후 이건희 회장의 아내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삼성그룹 원로인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등이 잠시 이사장을 맡기도 했지만, 2011년부터 이건희 회장이 다시 이사장이 됐다. 3세 경영인이 이사장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생명공익재단 역시 이번 이사장 선임으로 이병철-이건희-이재용으로 이어지는 남성들의 3세 승계가 이뤄졌다.

기업이 운영하는 재단의 역할이 '기업의 공익성을 사회에 부각하는 것'임을 볼 때, 이재용 이사장 선임은 삼성그룹이 적극적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이미지 만들기에 들어간 것이란 해석도 가능하다.

삼성그룹 주변에선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지 1년이 되는 올해 5월께, '그룹 원로들이 이재용 부회장을 총수로 추대'하는 시나리오가 입길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5월10일 이건희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일어나지 못하자, 삼성그룹 안팎에서 후계에 대한 관심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삼성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자 '누가 어떻게 그룹을 이끌고 있는지' 리더십이 확실해야 한다는 분석 기사가 쏟아지기도 했다.

두 재단은 이건희 회장 일가가 그룹 경영권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지분도 가지고 있다. 삼성문화재단은 삼성전자 경영권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핵심 계열사인 삼성생명의 지분 4.7%를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삼성화재 지분 3.1%, 삼성SDI 지분 0.6%, 제일모직 지분 0.8%, 삼성증권 지분 0.3% 등도 보유 중이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삼성생명 지분 2.2%를 가지고 있다.

5월15일 경제개혁연대는 논평을 내어 "고 이병철 회장이 이건희 회장에게 경영권을 승계할 당시 삼성문화재단, 삼성공제회 등 공익재단을 상속세 회피 수단으로 활용한 바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공익재단을 편법적 승계 수단으로 악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리 사회의 우려는 결코 기우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편법적 승계 수단으로 악용 우려"

이에 대해 삼성그룹 관계자는 "재단이 경영권 지배나 행사를 위해 계열사 주식을 추가로 취득하거나, 이건희 회장의 개인 주식을 재단에 추가 출연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즉 삼성문화재단 등 삼성 재단들이 그룹 계열사 보유 주식을 늘려, 이재용 이사장의 경영 지배권을 튼튼하게 만들지는 않겠다는 설명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상속 관련 세금도 법이 정하는 대로 모두 납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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