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상장 첫날 공모가 2배..삼성 3남매, 5조9천억 평가차익

2014. 12. 18.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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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5만3천원→11만3천원 마감

이재용, 주식부호 2위로 올라

전문가 "순수 기업가치보다

지주사 가능성 등 높게 평가"

코스피는 1900 아래로 추락

삼성의 지주회사 격인 제일모직이 18일 공모가(5만3000원)의 갑절인 10만6000원의 시초가로 주식시장(코스피)에 등장했다. 이어 등락을 거듭하다 7000원(6.60%) 오른 11만3000원으로 첫날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제일모직 대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주식(3136만9500주·23.24%) 가치는 3조5448억원, 이부진·서현 사장의 주식(각 1045만6450주·7.75%) 가치는 각 1조1816억원으로 치솟았다. 이들은 18년 전인 1996년 지분을 취득했다. 투자 원금은 이 부회장이 48억3100만원, 이부진·서현 사장은 각각 16억1000만원으로 상장 차익이 5조8999억원(733배)에 이른다.

세 사람은 11월 삼성에스디에스(SDS)의 상장에 이어 또 한번 막대한 상장 차익을 얻게 됐다. 제일모직의 상장으로 이 부회장이 보유한 상장주식의 총가치는 7조원을 넘겨, 이건희 회장(11조8882억원)에 이어 국내 주식부호 2위로 뛰어올랐다.

상장 첫날 거래에서 외국인 투자가들은 4494억원어치를 팔아 차익을 챙겼지만, 기관과 개인은 각각 4004억원, 3849억원을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향후 삼성의 지배구조 변화에서 제일모직이 꼭짓점 구실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일모직은 총수 일가 지분이 많은데다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에스디아이(SDI)→삼성물산으로 대표되는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있다.

삼성은 공식적으로 지주회사 전환 등 지배구조 변화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르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한 증권분석가는 "(제일모직을) 순수 기업가치로만 평가하면 적정 주가가 3만~4만원대에 불과하지만 지주회사 전환 등 지배구조 이슈로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이라며 "이를 고려해 개인과 기관이 투자하는데 최대 이익을 얻는 것은 대주주인 총수 일가"라고 말했다.

제일모직의 향후 사업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주요 사업인 패션·건설·레저·급식 등의 분야에서 패션만이 외부 고객을 상대로 매출을 올릴 뿐 나머지는 다른 계열사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중국 시장 진출 등 패션 분야에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당장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또 건설과 급식은 각각 계열사 공사, 삼성 사업장에서 매출을 올리고 있다. 레저 분야 역시 영업이익률이 높지 않고, 오히려 다른 테마파크와 경쟁하려면 투자를 해야 할 처지다. 다만 45.7%의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의 신수종 사업 가운데 가장 높은 기대를 받고 있지만 성과는 2020년께 드러날 전망이다.

이날 제일모직의 상장은 코스피지수 하락에까지 영향을 끼쳤다. 코스피지수는 2월5일 이후 10개월 만에 1900선 아래로 추락해 전날보다 2.66(0.14%) 내린 1897.50으로 거래를 마쳤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관과 개인들이 제일모직 주식을 사기 위해 다른 종목들을 팔았던 것이 주가 하락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 등 3남매가 얻은 막대한 상장 차익에 대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사회환원 요구가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성명서를 내어 "삼성그룹이 국내 제일의 그룹이 된 배경은 국민들의 희생과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삼성그룹이 이에 보답할 수 있는 최소한의 책무는 막대한 상장차익에 대한 사회공헌에 나서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훈 방준호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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