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 실종됐는데 교관은 "숙소 찾아보라".. 20분이상 신고 늦어져

태안 2013. 7. 22.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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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캠프생존자 진술서 입수 "친구들 바다서 허우적대는데 교관이 나오라고 소리만 쳐"

"(교관이) 계속 '앞으로 몇 보 가'를 반복할 때마다 점점 바다로 들어갔다. 갑자기 발이 땅에 닿지 않았다. 파도 때문에 점점 쓸려갔다.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서로 살려고 잡아끌고 누르고 그럴 때마다 점점 몸이 가라앉았다. 앞쪽 30명이 죽을 위험에 처했다. 바다에 있던 교관은 호각만 불어댔다. 뒤쪽에 있던 친구들이 서로 손을 연결해서 친구들을 구조해냈다. 하지만 나와보니 5명이 보이지 않았다."

TV조선이 단독 입수한 사설 해병대 캠프 사고 생존자인 공주사대부고 학생들의 진술서엔 사고 당시 상황이 생생히 묘사돼 있다.

"교관이 줄을 세우고 바다 쪽으로 가라고 했습니다. 훈련 끝났으니까 놀게 해주나 생각하며 웃으며 들어갔습니다." "숨을 쉬기 위해 물 위로 올라갔다 다시 몸이 내려갔습니다. (그걸) 열차례 반복한 후에 어떻게 구조되었는지는 잘 모르지만 친구 손을 잡고 나와 있었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몇 명은 우리가 구할 수 없을 정도로 멀리 있었습니다."

진술서엔 사고 당시 교관들이 제 역할을 못 했다는 사실도 생생하게 묘사돼 있었다. "빠져나와 보니 아직 많은 친구가 바다에 있었습니다. 명백히 물에 빠진 것 같아 보였는데도 교관은 별로 진지해보이는 기색 없이 계속 나오라고 소리만 쳤습니다."

교관들이 학생들을 숙소에 보내 없어진 아이들의 소재를 확인하느라 20분 이상 경찰 신고가 늦어진 정황도 나왔다. 한 학생은 진술서에서 "5명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교관은 한 아이에게 (없어진 아이들이) 숙소에 있는지 확인하게 했습니다. 그래도 없자 그제야 해경을 불렀습니다."라고 썼다. 숙소는 해안에서 500m 넘게 떨어져 있다. 이날 사고 발생 시각은 5시 10분이었고, 경찰 신고 시각은 5시 34분이었다.

경찰은 사고 현장에 있던 교관 김모(30)·이모(37)씨, 훈련본부장 이모(44)씨 등 3명에 대해 19일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20일엔 학생들을 인솔한 공주사대부고 2학년 부장교사 김모(49)씨를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해경은 학교 교장과 다른 인솔교사들도 학생 안전 관리를 충분히 했는지 조사 중이다. 또 캠프를 실제로 운영한 여행사 K사의 서울 본사도 압수수색했다.

공주사대부고 교장 직위해제

공주대는 해병대 캠프 사고가 발생한 공주사대부고 이모(61) 교장을 21일자로 직위해제했다. 교육부 측은 "본인이 사퇴하겠다는 의사도 밝혔고, 경찰 수사도 받고 있어 교장직을 더 이상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21일 충남 공주시 신관동 공주장례식장에 차려진 '사설 해병대 캠프 사고자 합동 분향소'에서 유족들이 아들의 영정사진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신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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