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월간지 H기자 민주당 박범계 고소.."'권영세 녹음파일' 누구에게도 제보 안 해"

박국희 기자 2013. 6. 28.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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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던 권영세 현 주중대사가 "집권하게 되면 NLL대화록을 까겠다"고 말했다는 음성 파일을 민주당이 공개한 것과 관련, 모 월간지 H기자가 "'권영세 녹음파일'은 내가 녹음한 것인데 민주당이 무단 입수해 공개했다"면서 민주당 박범계 의원 등을 28일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H기자는 민주당이 "음성 파일을 제보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나는 박 의원과 일면식도 없고, 민주당에 녹음파일을 제보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평소 친분이 있던 민주당 당직자가 과거 자신이 스마트폰을 바꾸는 과정에서 음성 파일을 새 스마트폰으로 대신 옮겨준 일이 있는데 당시 이 당직자가 자신의 허락도 받지 않고 파일을 중간에서 가로채 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범계 의원은 지난 26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지난해 12월10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권 대사가 지인 3명과 나눴다는 대화의 음성파일을 공개했다. 권 대사의 발언이 공개되면서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사전에 국정원으로부터 대화록을 입수했고, 이를 대선 과정에서 이용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공세를 가했다.

박 의원은 해당 음성파일의 입수 경위에 대해서는 "도청을 한 게 아니라 민주당에 제보가 들어온 것"이라고 밝혔었다. 김관영 민주당 수석 대변인도 "민주당이 도청을 했다거나 한 건 아니고 당시 동석했던 기자 한 명이 당사자로서 녹음을 한 것이고, 그 파일이 제보된 것이라는 말씀을 분명히 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H기자의 주장은 다르다. H기자는 고소장에서 "박 의원이 지목한 권 대사의 지인 3명은 나를 포함한 제작진 3명이었다"며 "기사에 쓸 코멘트를 확보해 둘 목적으로 오직 나만이 권 대사의 음성을 녹음했다"고 밝혔다.

H기자는 "그날 권 대사를 만난 이후 현재까지 음성파일을 녹취록으로 풀지도 않았고 기사에도 전혀 활용하지 않았다. 나는 박 의원과 일면식도 없다"며 "박 의원이나 민주당 관계자, 심지어 세상 어느 누구에게도 내가 녹음한 권 대사 음성 파일을 들려주거나 제공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박 의원이 "권영세 음성파일은 민주당에 제보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H기자는 해당 음성파일이 유출됐을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H기자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30일 평소 수년전부터 알고 지냈던 취재원인 민주당 당직자의 국회 사무실에 들렀다. 당시 신기종으로 휴대전화를 바꿨던 H기자는 과거 스마트폰에 있었던 음성파일들을 새 기종으로 옮기는 데 애를 먹고 있었고, 이를 민주당 당직자가 도와주겠다며 대신 파일 전송을 해줬다는 것이다.

H기자는 "지금 생각하면 이때 권 대사의 음성 파일 등 여러 음성 파일들이 민주당 당직자의 PC에 복사 또는 저장됐을 수도 있겠다고 추정된다"며 "민주당이 나의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파일을 편취해 일방적으로 공개해놓고 '제보' 운운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또한 H기자는 원본 음성파일에서 "우리가 집권하게 되면" 이후의 단어는 거의 들리지 않았지만 박 의원이 거기에 "까고"라는 단어를 넣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권 대사는 당시) 전해들은 이야기만 갖고 쓸 수는 없겠지만 뒷받침 된다면 엄청난 이야기라고 말했는데, 민주당 측은 이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며 "권 대사의 이 말에 따르면 당시 권 대사는 대화록 등 뒷받침 되는 증거를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인 것"이라고 했다.

또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지난 26일 "민주당에 제보가 들어온 100여개의 대선 관련 음성 파일을 추가로 폭로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도 H기자는 그것이 권 대사의 음성 파일 외에도 자신의 스마트폰에 들어있던 다수의 음성 파일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H기자는 "박영선 의원이 이를 염두에 두고 100개 음성 파일 폭로를 말하는 것이라면 나로서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박범계 의원 등은 불법으로 입수한 것으로 보이는 음성 파일을 갖고 제보 운운하면서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홍지만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절취 전문당인가"라며 "민주당은 H기자의 녹취 파일을 입수한 경위를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 원내대변인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 공개되면서 민주당이 종북좌파세력의 원천적인 근원임이 밝혀졌지만 대화록에 대한 입장 정리나 사과 한 번 하지 않았다"며 "당장 민주당은 당의 입장을 밝히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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