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태(鬼胎)'발언 22시간의 미스테리

나주석 2013. 7. 12.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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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타임래그라는 말이 있다. 어떤 자극이 발생했을 때 반응까지 미치는 시간이다. 정치권에서는 타임래그가 빠르다. 어느 한 쪽의 비난 성명이 발표되면, 곧바로 반박하는 성명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11~12일 국회에서는 흥미로운 일이 하나 발생했다. 11일 오전에 나왔던 한 발언이 12일 오전 국회를 뒤흔든 것이다. 바로 귀태(鬼胎) 발언에 관한 이야기다.

11일 오전 10시 20분.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오전 현안 브리핑 중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작년에 나온 책 중에 하나가 박정희와 기시 노부스케라는 책이 하나 있는데, 그 책의 표현 중에 하나가 귀태(鬼胎)라는 표현이 있다. 귀신 귀(鬼)자에다, 태아 태(胎)자를 써서, 그 뜻은 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들이 태어났다, 당시 만주국의 일본제국주의가 만주국에 세운 괴뢰국에, 만주국의 귀태 박정희와 기시 노부스케가 있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귀태의 후손들이 한국과 일본의 정상으로 있다. 바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다. 아베 총리는 기시 노부스케의 외손자다. 잘 아시다시피 박근혜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의 장녀이다.최근의 이 두 분의 행보가 남달리 유사한 면이 있다. 첫째, 역사의 진실을 부정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전쟁 범죄를 부정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5.16이 쿠데타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계시고, 박정희 시절의 인권탄압과 중앙정보부의 정보기관이 자행했던 정치개입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두 번째 이 두 분이 미래로 나가지 않고 구시대로 가려하는 것 같다. 이제 노골적으로 아베총리는 일본 군국주의 부활을 외치고 있고, 최근 행태를 보면 박근혜 대통령은 유신공화국을 꿈꾸고 있는 것 같다."

청와대와 새누리당 모두 격분할 만한 내용이 담긴 브리핑이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태어나지 않았어야 할 사람'으로 지칭한 것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현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발언의 폭발력은 상당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브리핑 내용은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네이버 기사 검색을 기준으로 했을 때 홍 원내대변인의 '귀태'발언은 11일 11시53분 연합뉴스를 통해서 최초로 언론에 보도됐다. 브리핑이 나온지 1시간이 넘게 걸렸다.

이후에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와 민주당의 전병원 원내대표가 만나 회담을 가졌다. 양당 대표들은 국정원 국정조사 관련해서 이견을 보였지만 2007년 남북 정상회담 자료를 열람, 4대강 감사 관련 상임위 개최 등에 대해 합의했다. 일정한 성과를 낸 회담이었다. 양측의 회담 내용은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와 민주당 정성호 원내대변인이 각각 브리핑을 통해서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지만, 이 과정에서도 어느 누구도 귀태발언을 문제 삼지 않았다.

여당의 공식적인 대응은 오후 4시20분 새누리당 김태흠 원내대변인의 입을 통해 나왔다. 김 대변인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늘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변인의 발언을 보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내용과 궤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여야가 정치적 공방을 하더라도 금도가 있다. 홍 원내대변인의 막말과 박 대통령에 대한 도가 넘는 비하 발언은 대한민국과 전체 국민을 모욕한 것이다.대변인은 그 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자리다. 오늘 홍 대변인의 발언이 민주당의 공식 입장인지 묻고 싶다.민주당과 홍 의원이 스스로'귀태(鬼胎)'를 자처하지 않는다면 당장 국민과 대통령께 사과해야 할 것이다."

김 대변인의 어조는 강경했지만, 해당 발언에 대한 사과를 요구한 수준이었지 책임을 져야 한다거나 발언을 철회하라는 수준은 아니었다.

귀태발언이 폭발력을 갖는 것은 청와대의 브리핑을 통해서였다. 청와대는 11일 오후 브리핑에서 "금도를 넘어선 민주당 의원의 막말에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 이는 대통령을 뽑아준 국민에 대한 모욕이다"고 밝혔다.

이에 홍 원대대변인은 오후 7시쯤 구두브리핑을 통해 "귀태 표현과 관련해 책의 한 구절을 인용한 것인데, 확대 해석되어 대통령에 대한 인식공격으로 비춰졌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홍 원내대변인의 사과에도 청와대는 12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귀태 발언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을 했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정치권의 평범한 막말 중 하나로 볼 수 없는 수준이며, 대선불복종 연장선의 완성"이라며 "우리 국회의원이 대통령에게 그런 막말을 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망치고 국민을 모독하는 일로 있을 수 없는 일"라고 말했다.

이후 귀태발언은 어제 여야간의 원내대표간의 합의 내용을 모두 무위로 돌리는 엄청난 사건이 됐다. 11일 오후 6시까지만 해도 지도부의 아침회의가 없다고 했던 새누리당은 12일 오전 9시 어제 여야 원내대표간 합의사항이었던 남북정상회담 자료 열람위원의 회의 일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초 국회 운영위 회의가 예정됐던 오전 10시에 새누리당 긴급최고위원회의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국회에 잡혀 있던 모든 정치 일정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최소열람, 최소공개'라는 대화록 관련 열람 및 공개에 관한 여야의 합의사항을 따르기 위해서는 열람위원들은 성남에 있는 대통령기록관에 방문해서 열람목록을 살펴봐야 하지만, 이 일정은 운영회의가 취소되면서 일정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또 홍준표 경남도지사 및 경남도 공무원들의 국정조사 불출석인에 대한 국정조사 증인에 대한 고발의 건을 다루려 했던 오전 10시 공공의료정상화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전체회의도 연기됐다.

홍 원내대변인의 귀태발언이 실제 위력을 발휘하기까지는 22시간의 시간이 걸렸다. 문제의 발언 뒤에도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대화록 열람 방법 등 원내 현안에 대해 일정한 합의를 봤었다. 하지만 이같은 분위기는 12일 아침이 지나면서 달라졌다. 대체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누가 전날의 원내대표의 합의를 무위로 돌리고 정국을 급냉시켰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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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석 기자 gongg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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