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국가 볼썽사나운 '스노든 불똥' 피하기

2013. 7. 3.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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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허용 시사 볼리비아 대통령 영공진입 거부당해

망명허용 시사 볼리비아 대통령 영공진입 거부당해

(브뤼셀=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 미국 정보 당국의 대규모 정보수집 활동을 폭로한 전직 중앙정보국(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30)의 망명을 부담스러워하는 유럽 국가들 때문에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수모를 당했다.

러시아를 방문한 모랄레스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스노든의 망명을 받아들일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스노든은 현재 2주째 모스크바 국제공항의 환승구역에서 지내면서 정치적 망명을 모색하고 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그 발언 직후 모스크바에서 유럽 상공을 거쳐 볼리비아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이 비행기에 스노든이 동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당국은 영공진입을 불허했다. 결국 이 비행기는 오스트리아 빈에 기착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이 탄 비행기는 빈에서 12시간을 머문 뒤 3일 스페인 라스팔마스를 거쳐 볼리비아로 돌아갈 예정이다.

볼리비아 및 오스트리아 정부는 이 비행기에 스노든이 탑승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스페인 당국은 자신들이 처음부터 영공진입을 막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재차 영공 통과를 허용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당국도 영공 비행을 거부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볼리비아 정부는 유럽 각국의 처사를 강력하게 비난하면서 영공 진입을 거부한 데 대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차 로렌티 유엔주재 볼리비아 대사는 이들 국가는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하고 "우리는 이미 유엔에 제소 절차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미국이 유럽 각국과 유럽연합(EU)에 대해 광범위한 정보수집과 도감청 등을 자행해온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스노든은 프랑스, 독일 등 유럽 11개국을 포함, 21개 국가에 망명을 신청했다.

개인정보 수집 파문 이후 망명처를 찾아 떠돌고 있는 스노든의 신병 처리 문제는 미국과 EU 간 갈등의 뇌관이 될 수도 있다.

미국 정부가 스노든을 국가기밀을 폭로한 반역자로 규정하고 세계 각국에 대해 신병 인도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그에 대한 망명 허용은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수도 있다.

미국의 무차별적인 스파이 행위에 대해 EU와 유럽 각국이 분노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의 중심에 서 있는 스노든은 유럽 국가의 '양심과 용기'를 시험하려는 듯 망명을 신청했다.

스노든이 망명을 신청하기 전에 이미 독일과 프랑스에서는 그의 망명을 받아들이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독일 야당인 녹색당의 위르겐 트리틴 당수는 스노든은 유럽 시민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되고 있는 사실을 알려준 공로가 있다고 밝히고 유럽 국가는 그에게 망명처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프랑스 출신 한 유럽의회 의원은 프랑스 정부에 스노든의 망명을 허용할 것을 제의했다.

그러나 EU 대외관계청(EEAS)의 한 소식통은 EU 회원국들이 스노든의 망명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EU 회원국 중 어느 국가도 미국과 단독으로 대립할 용기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스노든이 망명을 신청한 유럽 국가 중 노르웨이, 아일랜드, 네덜란드, 폴란드, 스페인, 스위스 등은 이미 망명 거부 방침을 밝혔다.

독일, 프랑스 등 나머지 국가들은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망명을 허용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는 3일 유럽 국가들에 대해 스노든의 망명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다.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피신 중인 어산지는 프랑스 언론 회견에서 "EU 국가, 그중에서도 특히 프랑스와 독일은 아무 조건 없이 스노든을 따뜻하게 맞아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songb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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