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도로 예민해진 미국, 국제사회 무차별 압박
중국에 강한 불쾌감 표시…러시아에도 송환 압박
중국·러시아, 미국 반격하거나 '오불관언' 태도
(워싱턴=연합뉴스) 강의영 특파원 = 미국 국가안보국(NSA) 등의 기밀 감시 프로그램을 폭로한 전직 중앙정보국(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에서 비롯된 사태가 급기야 미국과 중국, 러시아 간 외교 갈등의 소재가 됐다.
애초 홍콩·중국으로부터 에드워드 스노든의 신병을 넘겨받아 조용하게 자국 내에서 형사처벌하려던 미국의 의도는 스노든이 에콰도르 등 최종 망명지로 향하기 위해 홍콩을 떠나 러시아로 들어가면서 산산이 부서졌다.
스노든이 홍콩을 떠나 러시아로 향하는 과정에서 철저하게 배제된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고립됐다는 평가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극도로 예민해진 미국은 홍콩, 중국, 러시아를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동시에 에콰도르, 쿠바, 베네수엘라 등 스노든이 거쳐 갈 길목이나 마지막으로 안착할 종착지가 될 수 있는 국가에 무차별적으로 협조 명목의 경고문을 보내고 있다.
미국은 24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물론 백악관, 국무부 고위 관리들이 모두 나서서 총공세를 펼쳤다.
오바마 대통령은 스노든을 제3국으로 보내지 못하도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직접 협조를 요청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미국 정부는 모든 법적 조치를 다할 것이라면서 다른 국가에도 법규 준수를 촉구했다고 에둘러 말했다.
다른 미국 관리들의 발언은 더 거칠었다.
존 케리 국무장관과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 케이틀린 헤이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 패트릭 벤트렐 국무부 부대변인 등은 중국이 스노든의 도피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고 여과 없이 불쾌감을 표시했다.
또 이 때문에 양국 관계가 악화할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지적했다.
카니 대변인은 "중국이 범죄인 인도에 관한 의무를 존중할 것이라는 믿음이 없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국가 신뢰성까지 문제 삼았다.
이번 사태로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 이후 개선 기미를 보이던 양국 관계가 또다시 얼어붙는 것은 일정 부분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카니 대변인은 또 스노든이 아직 러시아에 머무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러시아 정부에 스노든의 송환을 촉구했다고 덧붙였다.
케리 장관도 러시아에 스노든의 신병 인도를 요구하면서 그의 망명 계획을 인지하고 이동을 허가했다면 "심히 우려할 만한 일"이라고 압박했다.
미국의 공격 대상이 된 국가도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면서 한 발 빼거나 미국을 상대로 거친 반격을 가하는 양상이다.
그동안 '해킹 가해자'로 수세에 몰렸던 중국은 운 좋게 호기를 잡은 이번 싸움에서 밀릴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스노든이 홍콩을 떠나기 직전 미국 정부가 중국의 이동통신사와 칭화대를 해킹했다고 폭로한 것과 관련해 내달 워싱턴DC에서 열릴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이 문제를 거론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국을 은근히 압박하는 한편 자국이 인터넷 해킹의 피해자라는 점을 확대 재생산하려는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인터넷 안전 문제는 중국과 미국 간 주요 의제"라며 "미국이 사이버 공격 문제에 대한 국제 사회와 각국 민중의 관심을 존중하고 필요한 해명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도 스노든의 폭로로 미·중 관계가 악화하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강조하는 등 한결 느긋한 태도를 보였다.
러시아는 스노든이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의 환승 구역에 머물면서 실제 자국 국경을 넘지 않은 만큼 체포 또는 추방 권한이 없다면서 '우리는 상관없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key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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