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전탑 완공 D-4 현장르포.. 가시철망 기둥

박영수기자 2014. 9. 19. 11:4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부북면 129번 철탑 공사현장은 지금..

765㎸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의 마지막 철탑 조립 완료를 닷새 앞둔 18일 주민들이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며 가장 격렬하게 저항한 경남 밀양시 부북면 129번 철탑 공사 현장을 찾았다. 입구에는 주민들의 공사장 난입을 막기 위해 경찰 1개 중대가 경비를 서고 있었다. 철탑이 선 자리는 765㎸ 밀양송전탑 건설 반대주민들이 지난 6월 11일 경찰과 밀양시가 움막 철거 행정대집행을 하기 전까지 구덩이를 파고 들어가 쇠사슬을 몸에 묶은 채 송전탑 건설을 격렬하게 반대했던 곳이다.

3개월여 만에 찾은 129번 철탑 건설 현장에는 구덩이가 있던 자리에 80m 높이의 거대한 철탑이 건설돼 있었다. 인근 126∼136번 송전탑을 잇는 전력선 가선(架線) 작업도 완료돼 시공업체 직원 2명만이 현장을 지키고 있었다. 극렬하게 반대했던 주민들의 모습은 눈에 띄지 않았다. 단지 반대주민들이 철탑에 오르지 못하게 철탑 하단부 기둥 4곳을 칭칭 감아놓은 철망만이 이곳이 한때 격렬한 송전탑 건설 갈등의 현장이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765㎸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 건설 공사는 오는 23일 밀양시 단장면 사연리 99번 송전탑 조립이 끝나면 161개 철탑이 모두 서게 된다. 공사는 전력선 연결 작업 등이 마무리되는 오는 11월 말 완공된다. 이는 주민 반발로 당초 계획보다 4년 늦어진 것이다. 밀양송전탑 공사 갈등은 한전의 일방적인 송전선로 공사 관행과 반대주민과 탈핵단체 등 외부단체의 개입으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수차례 공사가 중단돼 공사 진행을 위해 수백억 원의 사회적 비용을 소모해야 했다.

경찰은 한전이 공사를 재개하며 시설보호를 요청한 2013년 10월 1일부터 현재까지 반대주민들의 공사장 진입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전국에서 4300개 중대, 34만 명(연인원)을 동원했다. 인건비를 제외하고 이들에게 지원된 숙박비와 식비만 총 81억5000만 원에 달한다. 송전탑 건설 현장에서는 불상사가 나오지 않았지만, 경비인력이 동원된 다른 지역에서는 치안 공백이 발생했다.

한전도 공사인력과 별도로 안전유지팀을 가동하면서 13만5000명을 동원, 이들의 숙박비 등으로 64억 원(인건비 제외)을 썼다. 한전 안전유지팀의 경우 1명당 일당을 10만 원으로 잡더라도 인건비만 135억 원에 달해 한전만 밀양송전탑 갈등 문제로 200억 원에 달하는 돈을 쓴 것으로 추정된다. 밀양송전탑 갈등은 한전의 경우 주민과의 대화를 통한 송전탑 건설 사업 추진으로 변화하는 계기를 마련했고, 지역주민에게는 '송·변전설비 주변 지역의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보상이 확대됐다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갈등은 여전히 봉합되지 않아 우리 사회에 갈등해법의 숙제를 남겼다.

밀양 = 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02)3701-5555/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