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 압박에 한 발 물러선 홍준표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10일 진주의료원과 경남도를 차례로 방문해 진주의료원 '정상화'를 언급하고,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을 고수하던 홍준표 경남지사가 대화 가능성을 처음 밝히면서 진주의료원 사태는 이날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홍 지사는 "도에서 파견한 의료원장 직무대리와 노조 대표 간의 대화 결과를 지켜본 후 폐업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폐업을 하더라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조례가 통과되더라도 공포기간, 실시기간이 있고 부칙을 수정할 수도 있는 등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을 폐업하지 않더라도 특성화 병원 등으로 완전히 전환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2월26일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을 기습 발표한 후 어떤 대화 요청도 거부해온 홍 지사가 43일 만에 처음 대화 가능성을 밝힌 것에 주목한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앞서 시민·노동단체와 야당은 홍 지사를 '불통'이라고 비난했다. 진영 장관이 직접 경남을 방문해 홍 지사에게 신중하고 원만한 해결을 촉구했다. 새누리당도 중앙당 차원에서 홍 지사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여권까지 방향을 틀며 홍 지사를 향한 압박이 사방에서 높아진 날이다.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간호협회 등 보건의약 6개 단체도 이날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 유보를 요구하는 단체장 명의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6개 단체가 공동성명을 발표한 것은 의·약분업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보건의약단체장들은 성명에서 "만성적자가 폐업의 이유가 된다면 공공의료가 무엇인지, 공공의료기관은 과연 필요한 것인지, 필요하다면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명확한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지역본부는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남도 책임은 묵인한 채, 오로지 '강성노조' 때문이라고 왜곡·호도하고 있다"며 진주의료원 폐업을 반대했다.
김오영 경남도의회 의장은 이날 진주의료원 법인해산 관련 조례 직권상정에 대해 "진영 장관의 조례 유보 등 직접적인 요구는 없었다"며 "직권상정 권한을 남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진주의료원 정상화 방안으로 "경남의 보훈 가족이 3만명가량 된다"며 "진주의료원을 국립 보훈병원으로 전환하면 도민에게 많은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 | 김정훈·김재중 기자 j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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