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린 용산개발] 용산개발 디폴트, 향후 시나리오는?

김참 기자 2013. 3. 13.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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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불이행(디폴트)으로 파산 위기에 몰린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까. 현재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이하 드림허브)는 전날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키워드 참고) 만기 연장에 실패하면서 디폴트에 들어간 상태다.

업계에서는 드림허브가 결국 파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사업주체인 코레일과 민간사업자들이 이 시간에도 사업 회생보다는 서로 책임 공방에만 열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출자사들의 추가 출자로 자본금을 늘리거나, 정부의 개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결국 시간만 끌게 될 것이란 지적이다.

① 민간출자사들 추가 출자한다면

전문가들은 이번 디폴트가 당장 파산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파산이 될 경우에는 채권자들이 당장 현재 드림허브의 재산을 회수해야 하는데 당장 회수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드림허브 ABCP의 경우 선이자를 떼고 발행한데다, 코레일 측에서 지급보증을 서줘 채권자들의 손실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드림허브ABCP의 경우 특이하게 대출채권만기일과 실질만기일이 3개월가량 차이가 난다. 실질만기일인 6월12일까지는 파산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 덕분에 3개월이란 시간 동안 코레일과 민간출자사들이 드림허브의 자본금을 늘리거나, 전환사채(CB)발행이 이뤄진다면 위기를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민간출자사들의 경우 지난해부터 CB발행과 자본금 증자에 미온적인데다, 코레일도 민간출자사의 추가 출자를 조건으로 내건 상태에서 쉽게 합의가 순조롭게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또 추가로 외부 자금조달이 이뤄질 경우 한번 디폴트 상황에 빠진 만큼 이자가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현재 드림허브의 경우 ABCP의 경우 CD(Certificate of Deposit)금리+3% 가량이며, ABS는 4~6% 수준이다.

민간출자사 관계자는 "디폴트 상황인 만큼 채권의 만기연장이거나 추가 자금조달 시 금리가 지금보다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도 "한번 디폴트가 나면 당연히 이자는 올라가는 것이 수순"이라며 "금융비용이 올라가는 만큼 사업 추진이 더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② 정부 개입할까

정부가 개입한다면 사업이 다시 회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나 가능성은 반반이다.

개입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쪽은 코레일의 부도 가능성 때문이다. 이대로 드림허브가 파산하면 코레일은 2500억원의 자본금 이외에 이미 선매입한 랜드마크빌딩의 1차 계약금 4161억원 날릴 수밖에 없다.

또 토지 매입을 위해 금융기관에서 빌린 2조4363억원도 물어줘야 할 처지에 몰린다. 결국 코레일이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빠질 가능성이 커진다.

코레일이 공기업이므로 정부가 이 상태를 손 놓고 두고 보지만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사업 대상지구인 서부이촌동 2200여 가구 주민들도 문제다. 새 정부에 용산 사태 해결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일단 정부가 한번 개입하면 발을 빼기 어려워진다. 사업 성공까지 새 정부에 두고두고 부담되는데다, 아직 민간사업이라는 특성상 코레일의 4조원 증자안이 실현돼 공공사업으로 전환될 경우에나 참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서승환 국토해양부 장관도 전날 간담회를 통해 "코레일 고유 사업이 아니고 부대사업으로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코레일을 포함한 시행사 드림허브(PFV)가 자체적으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게 맞다"며 "예의 주시는 해야겠지만 현재 오늘 이 시점까지는 정부가 개입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③ 제3의 구원투수 등판 가능성은?

드림허브 디폴트로 코레일이나 기존 민간출자사들은 이제 자체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의지가 꺾인 상태다. 용산 사업이 회생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구원투수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미 좌초 직전까지 간 마당에 새로운 기업이 참여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부동산경기가 악화된 것도 부담스럽다. 그나마도 자금여력이 있는 삼성그룹과는 이미 코레일이 랜드마크빌딩 시공권을 반납하라고 압박하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자금이 들어오지 않고서는 국내에 새로운 기업이 참여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한번 디폴트 상황에 빠진 만큼 사업 정성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ABCP(Asset Backed Commercial Paper)란 유동화전문회사(SPC)가 매출채권, 회사채 등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기업어음이다. 주로 증권사가 주관해 발행한다. 이렇게 조달한 자금을 부동산 개발업체에 제공하면, 개발 업체는 분양대금으로 원리금을 갚아나가게 된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는 2000억원의 대출채권만기일(3월12일) 연장에 실패하면서 디폴트가 발생했다. 다만 이번 ABCP는 토지대금 반환을 담보로 발행된 것으로 투자자들의 손실은 발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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