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10년간 7차례 석연찮은 전입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63·사진)가 1981년부터 10년간 서울시내에서만 강남북을 오가며 7차례나 주소를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그중 한번은 현 후보자 가족이 미국에서 유학 중일 때 이뤄졌다. 당시는 서울시내 집값이 급등하던 때라 이사만 잘해도 떼돈을 벌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던 시절이었다. 현 후보자가 집값 상승을 노려 집을 옮겨다녔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20일 현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을 보면 현 후보자는 1981년 12월 서울 은평구 구산동에서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로 전입을 했다. 현 후보자는 이어 1983년 9월 강남구 방배동 아파트, 1984년 6월 영등포구 당산동3가 아파트, 1985년 12월 영등포구 당산동4가 아파트, 1987년 12월 강남구 방배동 아파트, 1989년 12월 영등포구 당산동4가 아파트, 1990년 12월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 등으로 주소를 옮겼다.
1980년대에 총 7번, 평균 1년6개월에 한번꼴로 주소를 옮긴 셈이다. 특히 현 후보자는 1982년 10월부터 1984년 4월까지 가족들과 함게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유학 중이어서 1983년 방배동 아파트로 전입할 때는 한국에 거주하고 있지 않은 상태였다.
당시 현 후보자가 전입을 거듭한 것을 놓고 집값 상승을 기대하며 계속 집을 사고판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경향신문은 이날 현 후보자 측에 이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으나 "정확한 이유를 확인 중"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현 후보자는 또 이번 인사청문요청안에서 현재 재산 총액이 40억5368만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2011년 말(33억3186만원)에 비해 1년 만에 7억원 이상 급증한 것이다. 재산 증가의 대부분은 예금이 차지했다. 증가 사유가 무엇인지 관심을 끈다.
현 후보자는 2000년 세무대학장을 마치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에 취임한 2009년까지 9년간 총 27억원의 재산이 증가한 바 있다.
한편 현 후보자는 지명된 다음날인 지난 18일 장남의 금융자산에 대한 증여세 485만1000원을 납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법상 부모가 자녀의 예금이나 저축성보험을 들어주는 것도 일정 금액이 넘으면 증여세를 내야 한다. 자녀가 미성년자일 때는 증여 예금액이 10년간 누적 1500만원 이상, 성년일 때는 3000만원 이상이면 증여세 대상이다.
현 후보자의 장남은 고교 시절인 2000년 이미 2000만원에 가까운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었고, 현재는 1억4000여만원이 있다. 현 후보자의 장남은 일정한 소득원이 없기 때문에 금융자산 대부분은 현 후보자가 증여한 것으로 보인다. 현 후보자 측은 그동안 증여세를 납부하지 않다가 청문회를 앞두고 급하게 낸 것으로 보인다.
현 후보자는 또 주말에 사용한 업무추진비(판공비)라며 622만원을 이날 한국개발연구원에 반납했다. 그가 2009년부터 한국개발연구원 원장으로 있으면서 주말에 41차례 판공비를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뒤늦게 반납한 것이다.
이낙연 민주통합당 의원은 "현 후보자의 거주지인 경기 성남시 정자동 일대 식당에서 주말 점심 식대를 결제한 비용이 다수 포함돼 사적 사용 의혹이 짙다"며 "서울 시내 특급 호텔에서 주말 저녁에 여러 차례 판공비를 사용한 내역도 해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 후보자는 "업무 특성상 주말과 주중 구분 없이 대외활동이 있어 주말에도 판공비를 사용한 적이 있다"며 "그럼에도 사적 사용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각별히 유의하겠다"고 밝혔다.
< 박철응·구교형 기자 hero@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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