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현오석 경제부총리 내정자가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으로 근무하면서 주말 등 공휴일에 서울 시내 호텔 등지에서 42차례 판공비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통합당 이낙연 의원이 20일 KDI로부터 제출받은 '판공비 사용내역'에 따르면 현 내정자가 원장으로 재직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사용한 판공비는 모두 3164만원이며 이 중 616만원의 판공비를 42차례에 걸쳐 주말 등 공휴일에 사용했다. 내정자가 근무하는 KDI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 5일을 근무한다.

이 의원은 "판공비는 공무 처리에 드는 비용으로, 업무와 관련된 행사 등에 사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대법원도 '업무와 무관하게 지인들과 식사대금으로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은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내정자가 주말이나 공휴일에 단둘이 또는 셋이서 먹은 밥값을 판공비로 지급한 것은 사적 사용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특히 사용 내역 중에는 내정자의 거주지인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을 비롯한 서현동 소재 식당에서 주말 점심 식대를 결제한 비용이 포함돼 의혹이 짙다. 또 서울 시내 특급 호텔에서 주말 저녁에 여러 차례 사용한 내역도 해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뿐 아니라 내정자의 근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인데, 평일 오전 8시 40분대에 강남 소재 호텔에서 내정자 외 1인과 사용한 내역이 다수 포함된 것에도 해명이 필요하다. 내정자의 근무지가 동대문구 회기동인 점을 감안할 때 정상 출근을 하지 않은 의혹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