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이 MB정부때 대화록 내용 다시 끼워맞춰"

2013. 7. 24.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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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박범계 '권영세 녹취록' 추가 공개…권영세 "조작이다"

박 "정상회담 내용 짜깁기…여당 지난해 대선에 활용"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짜깁기'해 청와대에 보고했고, 이 문건이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에게 흘러들어가 대통령선거에 활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24일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특위)에서, 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 종합상황실장이던 권영세 주중대사가 지난해 12월10일 기자들에게 이런 내용을 이야기하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을 보면 권 대사는 "국정원에서는 그때는 엠비(MB) 정부… 그래서… 원세훈으로 원장 바뀐 이후로 기억을 하는데 내용을 다시 끼워 맞췄거든요. 아마 그 내용을 가지고… 청와대에 보고를… 요약보고를 한 거지. 그걸 이제 아마 어떤 경로로 정문헌한테로 갔는데…"라고 말했다. 권 대사가 짜깁기했다고 밝힌 대화록이 지난달 국정원이 새누리당에 무단 공개한 정상회담 대화록이나 발췌본인지, 또 다른 제3의 자료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당시 박근혜 후보 선대위가 원세훈 국정원장 취임 뒤 국정원이 대화록을 만들어 청와대에 보고했고, 정문헌 의원과 새누리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 엔엘엘 포기 의혹'을 제기한 근거로 활용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을 드러내는 발언이다.

녹취록에서 권 대사는 '대화록을 입수하면 보도할 수 있도록 제공해 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언론을 통해서는 안 할 거야. (중략) 그때 가서 본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대선 때부터 박근혜 후보 집권 뒤 대화록 공개 시나리오를 갖고 있었다는 민주당의 의심을 더욱 부풀리는 대목이다.

박범계 의원은 "국정원의 댓글을 통한 여론조작 사건과 이를 시발점으로 한 엔엘엘 대화록 불법유출 사건은 일란성 쌍둥이다. 정권 유지, 더 나아가 장기 집권을 꾀하기 위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이 있었다"며 "컨틴전시 플랜에는 집권 후에도 유력한 수권정당을 적으로 돌리는 민주주의 파괴 공작 시나리오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권 대사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박 의원의 녹취록은 정확하지 않은 것이다. '원 원장이 녹취록을 풀어 그냥 요약했다'는 취지로 말한 것을 '끼워 맞췄다'고 말한 것처럼 박 의원이 거꾸로 조작했다"고 반박했다. 권 대사는 대화록 '짜깁기' 의혹은 부인했지만, 국정원이 발췌록을 만들었고 이것이 여권으로 흘러들어갔다는 것은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정문헌 의원은 "나는 2009년 풀텍스트(전문)를 취득했고, 이걸 본 기억을 되살려서 (2012년 10월 엔엘엘 포기 의혹을) 얘기한 것이다. 권 대사는 내가 어느 과정에서 알았다는 것을 얘기한 것이지, 요약본이 나한테 왔는지 풀텍스트가 나한테 왔는지는 모르고 한 얘기"라고 해명했다.

조혜정 기자,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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