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댓글' 73건 안지운 이유는?

입력 2013. 6. 16. 19:17 수정 2013. 6. 16. 22: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자료 삭제 증거 인멸'오늘의 유머' 올린 글만 남겨 흔적남겨 '의혹세탁' 시도 한 듯경찰들 SNS 통해 '사과 릴레이'

지난해 18대 대선 때 인터넷을 통해 선거 개입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검·경 수사기간 중 관련 자료를 모두 삭제하는 등 증거를 인멸했으나 유독 인터넷 '오늘의 유머' 사이트에 올린 게시글을 그대로 남겨둔 사실이 검찰수사를 통해 알려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검찰에 따르면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의 최대 미스터리는 국정원 요원들이 '오늘의 유머'에 남겨둔 73건의 게시글이다.

국정원 직원들은 경찰과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다음'과 '네이버' 등에 남긴 글을 '받침' 하나 남기지 않고 모조리 삭제했으나 오늘의 유머에 올린 글만 그냥 놔뒀다. 결과적으로 73건의 글은 국정원 직원들이 각종 사이트에 남긴 총 5179건의 게시글 중 1.4%에 불과했지만 기소 유무를 가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를 두고 국정원이 검·경 수사에 대비해 자체 사전검열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정원 활동 내용이 세간에 이미 알려진 점을 감안해 흔적을 모두 지워 새로운 의혹을 사기보다는 일부는 남겨 '의혹 세탁'을 시도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자신들이 올린 글 중 가장 정치색이 덜한 글들만 살려뒀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검찰이 공개한 국정원 관련 게시글을 보면 선거 당사자들을 직접 지칭하기보다는 에둘러 간접 표현한 경우가 많아 향후 법정에서 혐의 입증을 놓고 검찰과 피고인 측 변호인 간의 뜨거운 공방이 예상된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국정원은 향후 법정에서의 법리 다툼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수사과정에서 경찰이 사건을 축소·은폐했다는 검찰 수사결과가 나온 데 대해 일선 경찰들 사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는 빨간색 사과 그림과 함께 '대한민국 현장 경찰관이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가 등장해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 이 포스터는 일선 경찰관이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정인 서울 강남경찰서 수사과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경찰은! 거듭나야 합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찍은 사진을 올렸다.

김준모 기자

이 시각 인기뉴스

▶ 바로가기[ 사람을 만나다-스마트피플 ] [ 지구촌 별별뉴스 ][ 세계일보 모바일웹 ] [ 무기이야기-밀리터리S ]

ⓒ 세상을 보는 눈, 글로벌 미디어 세계일보 & 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