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정원이 악용한 SNS.. 직원들 "SNS는 신이 내린 선물"

구교형 기자 2013. 12. 6.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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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인식으로 여론 조작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작성한 트위터 글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그대로 녹아 있다. 인터넷상에서 보수 여론이 득세할 때는 SNS를 "신이 내린 선물"이라고 극찬했다가 여론전에서 밀리면 "자체 정화기능이 없다"고 비판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태도를 보였다.

지난해 11월11일 한 국정원 직원은 트위터에 "노빠와 종북이들이 난리다. 이제는 왜곡선동도 통하지 않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신은 너희들에게 벌을 준 것이다. 트위터(SNS)는 신이 내린 선물임이 입증된 것이다"라고 썼다. 이들은 보수세력 집권에 장애가 되는 의견이 인터넷상에서 힘을 얻으면 반대로 비판을 가했다. 다른 직원은 11월26일 "연예인들이 친노종북 편에서 발언하면 별 문제 안 삼다가, 친노종북을 비판하면 천인공노할 범죄인 양 벌떼처럼 달려들어 물어뜯는다. SNS의 자체 정화기능은 대체 언제 작용하는 것인가?"라고 트위터에 썼다. 그러나 국정원 직원들은 소설가 이외수씨, 방송인 김제동씨 등 정권에 비판적인 유명인사들을 비방하는 트위터 활동을 벌였다.

선거를 엿새 앞둔 12월13일에는 "박근혜 '文시대는 댓글달기 무서운 세상' "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유세 도중 "애꿎은 국정원 여직원을 볼모로 정치공세를 하고 있다. 지금 국민은 문재인 후보가 혹여라도 정권을 잡으면 댓글달기도 무서운 세상이 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상에서 댓글 작업을 통해 여론조작에 나선 국정원 직원이 이 글을 트위터를 통해 전파한 것은 역설적인 일이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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