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정원 트위터 계정들, 위법 드러나자 99% 활동 안해.. 318개는 삭제
대통령 선거 및 정치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국가정보원 심리전단이 사용한 트위터 계정 중 1일 현재까지 활동 중인 것은 단 3개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이 확보한 402개 계정의 99% 이상이 자취를 감추거나,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국정원 스스로 조직적으로 증거 없애기에 나선 것이라는 의혹이 나온다.
■ 402개 계정 중 99%가 1일 현재 활동 '없음'
경향신문 취재결과, 검찰이 앞서 국정원의 계정이라고 파악한 402개 중 399개는 현재 인터넷상에서 계정 자체나 올린 글을 찾아볼 수 없다. 트위터 계정 자체를 삭제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국정원 직원 계정 중 하나인 'qaq*****'를 공식 트위터 사이트에서 검색한 결과, "해당 인물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라고 나왔다. 다른 계정들도 똑같았다. 이렇게 삭제된 계정은 모두 318개다.
56개는 계정이 정지됐다. 이들 계정을 검색하면, '계정이 정지되었습니다'라는 안내글만 뜬 채 올린 글 등은 볼 수 없게 돼 있다. 13개 계정은 계정만 있을 뿐, 올린 글 자체가 하나도 남지 않은 상태다. 국정원이 스스로 삭제했을 것이라는 의심이 제기된다.
트위터 글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 나머지 12개 계정도 온전한 모습은 아니다. 이들 계정은 대선이 있던 지난해에 작성한 글이 없고, 올해 올린 글들만 나왔다.
단 3개의 계정만은 삭제되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다. 이들은 문재인·안철수 후보 비방글이나 4대강 사업 옹호, 원자력발전 찬성글 등을 올리는 등 정치적인 글을 작성하거나 무더기로 퍼날랐다. 국정원이 대선을 앞두고 조직적으로 활동한 정황들이다.
국정원 계정들끼리 서로 글을 퍼날라 외부에 널리 퍼뜨리려 한 정황도 보였다. 3개 계정 중 한 계정 '@aud*****'은 지난해 대선 전 다른 2개 계정이 올린 글을 각각 300회 이상씩 퍼날랐다. 이들 계정은 지난해 6월부터 글을 올리거나 퍼날랐다. 그런데 대선이 있던 12월 중순 이후 일제히 활동을 멈췄다. 대선을 염두에 두고 트위터를 이용해 조직적인 선거개입에 나선 모습을 이들 계정이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 검찰, 직원 20여명의 트위터 선거개입은 확인
국정원 계정이 삭제된 것으로 파악되면서 향후 검찰 수사에 미칠 영향도 주목되고 있다. 검찰은 현재까지 국정원 직원 22명이 402개 계정 중 292개를 이용해 선거에 개입하는 글을 올리거나 퍼나른 사실을 확인했다(경향신문 2013년 11월1일자 1면 보도). 이미 이들이 올린 글들도 상당부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계정이 삭제됐다고 해도 크게 수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나머지 110개 계정에 대해선 추가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미 계정을 삭제했다면 트위터 자료를 구하기 위해서는 미국 트위터 본사 서버에 협조를 구할 수밖에 없다. 검찰은 현재 법무부를 통해 미국 측에 사법공조 요청을 해 놓은 상태다.
한 전산보안업체 전문가는 "미국에 있는 트위터 데이터센터로부터 기록을 받는다면 더 많은 관련 계정이나 글들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두·윤승민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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