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이버司, 해외 교민 사이트에도 '정치 글'
국군 사이버사령부 일부 심리요원들이 국내 인터넷 사이트와 트위터뿐 아니라 해외 교민 커뮤니티에서도 '정치 글'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대선 처음 도입된 재외국민선거를 겨냥한 정치 개입 활동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실은 25일 국군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IP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해당 IP로 접속한 수개의 아이디들은 지난해 2~12월 '한카닷컴'(캐나다), '인도웹'(인도네시아), '뉴스코리아'(북미), '큐슈대학 한국인 유학생회'(일본) 등의 인터넷사이트에 다수의 정치 글을 남겼다. 이 사이트들은 유학생, 주재원, 여행자 등 재외국민들이 자주 왕래하며 정보를 주고받는 곳이다. 아이디 사용자들이 지금까지 야당이 밝혀낸 심리요원 15명과 동일 인물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닉네임 '핫서머'는 지난해 3월 '뉴스코리아'에 민주당 한명숙·정동영 상임고문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비꼬는 만화를 게재했다. 또 비슷한 시기 '올인코리아'에 당시 박근혜 후보의 지지선언을 한 민주통합당 한광옥 전 상임고문의 탈당 기사, 민주당 정동영·손학규 상임고문의 말 바꾸기를 조롱한 영상 등을 올렸다. 닉네임 '스마다'는 같은 해 5월 '인도웹'에 이명박정부의 안보정책을 호평하는 글을 게시했다.
이들은 일본, 피지 등의 해외 커뮤니티에서도 집중적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어 해외 담당 파트를 전담했던 요원으로 추정된다는 게 이 의원실 설명이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 글은 삭제된 상황이다.
이 의원은 "한인들이 이용하는 미국 등 대형 커뮤니티와 유학생 사이트에도 게시물이 많았으나 정치 개입 의혹이 불거진 뒤 지속적으로 지워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이후에는 다른 IP로 활동한 정황이 있어 추가로 조사 중"이라고 했다. 그는 "군 요원들이 해외 사이트까지 진출한 것은 지난 대선에서 첫 실시된 재외국민선거 결과를 유리하게 하기 위한 행위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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