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판 前서울청장 "목 아파 말 못해"..조사 뒤 귀가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이신영 기자 = '국가정보원의 대선·정치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은 25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재소환해 12시간 넘게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김 전 청장은 25일 오후 2시께 피고발인 신분으로 출석해 26일 오전 2시35분께 귀가했다. 조사는 25일 밤 11시께 끝났지만 김 전 청장은 3시간 넘게 조서를 면밀히 검토했다.
김 전 청장은 두 번째 소환 나흘 전인 지난 21일에도 검찰 청사에 나와 19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바 있다.
김 전 청장은 지난해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수서경찰서가 수사하던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에 부당하게 개입해 수사를 축소한 의혹을 받고 있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김 전 청장은 취재진을 향해 "성실히 조사받았다"라고 입을 뗐다.
그러나 '혐의를 인정하느냐', '증거인멸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는 등의 질문에는 "목이 아파서 말을 못 하겠다"라며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검찰은 이날 김 전 청장을 상대로 수사 실무진 혹은 지휘 라인에 수사를 축소하라고 압력을 넣었는지, 이 과정에 특정 정치권과 모종의 협의가 있었는지 등을 재확인했다.
김 전 청장은 첫 조사에서는 혐의를 모두 부인했었다.
검찰은 김 전 청장에게 서울경찰청의 수사 축소 지시 의혹과 관련한 증거를 인멸하도록 지시했는지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소속 사이버분석팀장 A경감은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기 직전 서울경찰청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들어 있던 자료를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경감이 데이터를 완전히 망가뜨리는 '디가우징' 수법으로 자료를 삭제한 정황을 포착했다.
'디가우징'이란 강력한 자력으로 컴퓨터 하드디스크의 모든 데이터를 삭제하는 기술이다. 이는 과거에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이 불거졌을 때 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 직원들이 증거인멸을 위해 사용한 방법과 같다.
검찰은 최근 A경감을 두 차례 소환해 증거 인멸 혐의에 대해 추궁했다. A경감은 "윗선의 지시는 없었고 혼자 판단해서 한 일"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청장은 이날 조사에서도 자신에게 불리한 질문에는 명확한 대답을 회피하거나 '몰랐다'는 식으로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전 청장에 대한 두 차례 조사 내용과 서울경찰청 실무진들의 진술, 서울경찰청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증거물들을 토대로 조만간 김 전 청장의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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