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총선뒤 행적 묘연..8년만에 인터넷서 정치활동

2013. 2. 19.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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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국정원 직원 댓글 도운 인물 정체는

나이·고향·출신대학·이력 등

여직원과 개인친분 찾기 어려워

목적 함께하는 조직적 협업 의심

국가정보원 직원 김아무개(29)씨와 함께 대선 여론조작 활동을 벌인 이아무개(42)씨가 2004년 총선에서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 국회의원 후보의 선거운동에 참여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이후 8년여 동안은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지 행적이 묘연하다. 그런 이씨가 2012년 대선에서 갑자기 국정원 직원과 함께 정치적 활동을 벌였다. 이씨의 의문스러운 행적이 한꺼풀씩 벗겨지면서 그의 정체와 국정원과의 관계에 대한 의혹이 점점 커지고 있다.

18일 이씨의 고등학교·대학교 친구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씨는 부산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뒤 1990년 서울의 ㄱ대학에 입학했다. 2000년대 초반 이씨는 다시 부산으로 가 학원강사 등으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4·15 총선 당시 이씨의 활동에 대해 ㄱ의원 지역 사무실 관계자는 "ㄱ의원과 대학 동기인 두 명이 (지역에서) 무급으로 선거를 도왔다. 그 가운데 이씨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왔다고 들었다. 뚜렷한 직책을 맡은 것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열성적으로 선거를 도왔던 이씨의 이후 행적에 대해선 아는 사람이 없다. 이씨와 고등학교 및 대학을 함께 다닌 한 지인은 "10년 전까진 동문회에 종종 나왔지만 이후 연락이 된 적이 없다. 다른 동기들도 소식을 못 들은 지 오래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대학 동기는 "한나라당 국회의원 비서관을 지낸 ㄴ씨 등과 친했던 것으로 아는데, 2004년 이후엔 어떻게 지내는지 전혀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8년여 동안 사실상 주변과 연락을 끊어버린 이씨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갑자기 인터넷 공간에 등장해 열성적인 '정치활동가'로 변신한 셈이다.

이씨가 국정원 직원 김씨와 어떻게 만나 함께 활동했는지도 의문이다. 국정원 직원 김씨는 서울에서 자라 2000년대에 서울의 ㄴ대학에 입학해 컴퓨터학을 전공했다. 이씨는 부산 출신으로 김씨와 다른 대학에서 사회과학을 전공했다. 두 사람의 나이는 10살 이상 차이 난다. 국정원은 이씨에 대해 "김씨의 친구"라고 밝혀왔는데, 두 사람의 나이·고향·출신대학·전공·이력 등을 보면 친분을 맺을 이유와 계기가 전혀 없어 보인다.

결국 이씨의 과거 정치활동 이력이 드러나면서, 김씨와 이씨의 연결고리는 '개인적 친분'이 아니라, 인터넷 여론조작이라는 목적을 함께하는 '조직적 협업'이었다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상황이 됐다.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이씨가 국정원 정보원으로 의심된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실체를 밝히기 위해선 이씨에 대한 수사가 필수적이지만, 경찰은 18일 "지난주 이씨에 대한 출국금지를 신청했다"고 밝혔을 뿐, "참고인 신분의 이씨를 강제구인하기 힘들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은 18일 이씨가 국정원 직원 김씨와 '공범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고, 이씨를 국정원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서울 수서경찰서에 고발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성명에서 "형법에는 신분 없는 자가 신분 있는 자와 공범 관계에 있을 때 동일한 죄가 성립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경찰이 이를 알고도 수사를 회피했는지, 아니면 이런 법리도 모르고 수사를 했던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비판했다. 또 당내 '국정원 불법선거운동 진상조사위원회'를 당 공식기구로 격상해 지속적인 진상규명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부산/최유빈 기자, 정환봉 기자 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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