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당선인 2월 8일 1차 인선] 설연휴 직전 택일 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측이 설 연휴 직전인 8일 일부 인선안을 발표하겠다고 사전 예고까지 한 건 왜 일까.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윤창중 대변인은 7일 주요 인선에 대한 향후 일정을 브리핑했다. '보안 유지' 때문에 늘 인선은 '당일 공지, 오후 발표'를 고수하던 박 당선인 측이 예고를 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그간 일주일 넘게 인선 전망 보도가 쏟아지도록 아무 말 없다가 갑자기 브리핑에 나선 윤 대변인은 "말씀드릴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인선안에 국무총리와 장관이 포함되는지, 아니면 청와대 비서실장과 일부 수석인지, 누가 발표하는지도 답을 못했다. 그는 특히 "당선인의 숙고가 끝났다"면서도 바로 발표하지 않고 굳이 다음날 발표하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다. "내일 일부 신문이 발행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언론 검증을 피하려 한 것 아니냐"는 기자들 질문에는 "하하하" 웃으며 "신문 발행하고 무슨 상관있나"라는 말도 했다. 이어 배경 설명 도중 자신을 촬영하는 사진기자에게 "왜 찍느냐"며 항의하는 통에 기자들이 겨우 말려가며 질문하는 상황까지 빚어졌다.
당선인 주변에서는 이날 박 당선인과 여야 대표 회담이 있어 물리적으로 인선 발표가 쉽지 않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설 연휴로 민족 대이동이 시작되고 이 때문에 중앙일간지의 상당수가 신문 발행도 하지 않는 날을 택한 것은 '언론 검증 피하기용'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설 연휴 전까지 인선을 발표하지 못할 경우 '설 밥상' 여론이 악화될 것을 우려해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당선인의 최근 지지율은 대선 당시 지지율 52%와 비슷하나 인사청문 제도를 탓하는 발언 등을 계기로 다소 떨어지는 추세"라며 "설 연휴를 계기로 50%대가 무너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준 전 총리 후보자의 사퇴 이후 '인선 제로(0)' 상황이 길어지면서 새 정부 출범과 관련된 비판 여론이 커지자 이를 막기 위해 서둘러 인선 예고까지 한 것으로 보인다.
김나래 유성열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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