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인물론'급부상.."김황식 같은 사람 어디 없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차기총리후보 인선기준으로 무게가 실렸던 이른바 '지역 우선론'에 따른 '호남 총리론'이 퇴색되고 '인물론' 혹은 '능력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박 당선인 측은 이른바 '호남총리론' 같은 기계적 지역안배가 인재풀을 협소하게 만들고 있다고 판단해 능력 위주로 인사 대상의 폭을 대폭 넓혀 인선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황식(사진) 총리처럼 호남 출신이면서 능력까지 갖춘 인사가 최상의 모델이지만, 호남 출신이 아니더라도 능력 있고 사회적 존경을 받는 인물을 발탁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기류변화는 국민대통합차원에서 추진된 '호남 총리' 카드가 호남인들에 대한 배려가 아니라는 인식이 박 당선인을 포함해 핵심 참모들의 공통된 인식으로 자리 잡고 있는 데서도 감지된다.
박 당선인 측과 가까운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10일 "박 당선인이 총리 인선의 제1원칙으로 생각하는 것은 지역보다 인물의 능력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반드시 호남에서 총리를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당선인 측의 한 핵심관계자도 "역대 정부에서도 호남 총리가 많았지만 호남인들이 전혀 배려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5대 권력기관장을 포함한 정부부처의 핵심요직 등 요소요소에 호남 인사들이 소외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박 당선인 측이 호남 총리를 고집하지 않으면서 감사원장·국정원장·검찰총장·국세청장·경찰청장 등 5대 권력기관장을 포함한 행정부처 요직에 호남 인사를 기용하는 방안이 힘을 얻고 있는 양상이다.
박선규 당선인 대변인도 전날 오후 YTN에 출연해 '호남 총리론'과 관련, "총리 한 사람을 호남 출신으로 뽑는다고 호남을 어루만지고 달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김황식 총리도 호남 출신이다. 호남이 김황식 총리를 호남 총리로 인정하고 탕평 인사로 같이 간다고 생각했다면 투표로 나타난 호남 민심이 이 정도로 지역 문제가 심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 당선인의 총리 인선 기준'에 대해서는 "박 당선인이 지역을 가리지 않고 폭넓게 인물을 찾아서 적재적소에 배치하겠다, 탕평인사를 하겠다, 정치적 감각이 있고 실무적인 능력이 있는 분들로 정부를 채우겠다고 했기 때문에 인선에 대해서 고심하는 과정에 있다"면서 "고심의 결과가 조만간 나올 것으로 기대하면서 저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총리 인선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가 작성한 '인수위 운영 개요'에 따르면 박 당선인은 총리 후보자를 물색해 오는 20일 전후로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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