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전자·기계업체 '공장 철수' 결정
개성공단 가동 중단 3개월째를 맞아 일부 입주 기업들이 공장 설비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개성공단에서의 공장 운영을 사실상 포기하겠다는 것으로, 공장 재가동을 위한 남북 협상을 재촉하는 최후 통첩으로도 해석된다.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 한 관계자는 2일 "전자·기계 부품 업체 대표 5~6명이 공장 설비를 철수하는 방안을 놓고 밤늦게까지 회의를 했다"면서 "설비 철수를 기정사실화해놓고 발표를 언제 할지만 남겨놓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자·기계 부품 생산 업체들은 3일 열리는 개성공단 입주 기업 임시총회에서 이 같은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 123개 중 전자·기계 부품 생산 회사는 46개이며, 나머지는 섬유·봉제 기업이 대부분이다.
전자·기계 부품 업체가 설비 철수를 검토하는 것은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설비 훼손이 다른 업종에 비해 심각하기 때문이다. 섬유 업종 설비에 비해 전자 부품 설비는 녹이 잘 슬고 부식에 민감해 3개월 이상 가동하지 않으면 설비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입주 업체들이 설비를 철수하기 위해서는 남북한 정부의 허가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이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 한 관계자는 "전자 부품 업체들은 설비를 하루라도 일찍 회수해 남한 또는 제3국에서 공장을 가동하는 게 이익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자·기계 부품 업체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섬유 등 다른 입주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섬유업종 기업의 한 관계자는 "8월 중에 공장 재가동에 들어가 내년 봄·여름에 옷 수주를 받지 못하면 사실상 1년을 꼬박 허비하게 되는 셈"이라며 "바이어들의 주문이 대부분 끊겨 입주 기업들이 사실상 재기 불능 상황에 처했다"고 말했다.
<최병태 선임기자 cbt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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