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다시 긴장 고조
지난여름 가자지구에서의 격한 분쟁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또다시 충돌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는 가자지구가 아니라 동예루살렘 지역에서다.
이스라엘은 최근 팔레스타인이 향후 독립국이 되면 수도로 삼으려 하는 동예루살렘에 유대인 정착민들을 위한 주택 1000여채를 추가로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이 독립국이 되기 전에 이 지역에서 이스라엘의 입지를 더욱 넓혀놓기 위해서다.
팔레스타인은 이에 반발해 요르단 등과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정착촌 추가 건설 계획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긴급회의 개최를 요구했고, 29일(현지시간) 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회의는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별도의 결의안 채택 없이 각자의 주장만 펼치다 종료됐다.
현재 이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이스라엘이 또다시 평화를 깨고 있다며 강하게 비난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정착촌 추가 건설계획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민감한 때에 이날 동예루살렘에서 유대교 골수 활동가가 총격을 받아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이스라엘 성지회복 운동을 벌여온 예후다 글릭(48)이 동예루살렘에서 아랍어 억양의 히브리어를 쓰는 한 남성의 총격을 받아 흉복부에 중상을 입었다. 범인은 도주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테러"라고 주장하면서 대대적인 범인 검거작전에 돌입했다.
글릭은 그동안 유대교와 이슬람교의 공통 성지인 '템플 마운트' 소유권에 대한 유대인들의 권리 강화를 주장해 왔고 이날도 관련 회의에 참석한 뒤 총격을 당했다.
총격 사건 전날에는 이스라엘의 니르 바르카트 예루살렘 시장이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이슬람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을 방문하면서 팔레스타인인들의 분노를 샀었다. 알아크사 사원은 이슬람 규정에 따라 유대인의 방문이 허용되지 않는 곳이다. 팔레스타인인들은 2000년에도 당시 이스라엘 야당 지도자이던 아리엘 샤론 전 총리가 이 사원을 방문한 데 항의해 제2차 인티파다(봉기)를 일으킨 바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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