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발전소·학교 '조준 폭격' 의혹 확산

정유진 기자 2014. 7. 31.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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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자지구 또 공격.. 하루 동안 128명 사망 '최악'유일한 화력발전소 파괴에 실수라던 유엔 학교 또 공격대피시설·인프라 제거 의도.. 가자 전기·식수·병원 '스톱'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유일한 화력발전소를 파괴한 데 이어 북부 자발리야 난민캠프에 있는 유엔 학교를 또다시 폭격했다. 베이트하눈의 유엔 학교를 '실수로' 폭격했다고 밝힌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이스라엘이 의도적으로 가자지구의 사회 인프라와 민간인 대피시설을 조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가자지구에서는 29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128명이 숨졌다.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이 시작된 이래 하루 동안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다. 또 이날 가자지구에 단 하나밖에 없는 화력발전소가 이스라엘군의 탱크 포격으로 완전히 파괴됐다. 전력난에 허덕이던 가자 전체가 암흑에 휩싸이게 됐다. 최근 교전으로 이스라엘과 연결된 외부 전력공급선이 대부분 끊겨 가자 주민들은 하루 3시간 정도밖에 전력을 공급받지 못했지만, 그마저도 어려워진 것이다. 가자지구 에너지 담당 관리인 파티 셰이크 카릴은 "모든 것이 불탔다"면서 "발전소를 복구하려면 최소 1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력공급이 끊기면 양수기 가동이 중단돼 기본적인 식수도 얻기 힘들 뿐 아니라, 병원의 의료기 사용도 불가능해진다. 30일 현재 가자지구에서 사망자가 1200여명, 부상자가 7000여명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자지구 곳곳의 우물과 하수처리시설 역시 지난 3주 동안 이스라엘의 계속된 공습으로 대부분 못쓰게 됐다. 중동 매체인 미들이스트아이는 하수처리 파이프가 파괴돼 오수가 거리 곳곳을 뒤덮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단체인 옥스팜은 가자지구에 있는 물의 90% 이상이 이미 식수로 이용하기에 부적합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하마스와 관련된 군사시설만을 폭격하고 있다"고 주장해왔지만, 사회 인프라 시설을 의도적으로 조준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하마스는 그동안 가자지구에 사회 인프라 시설을 공급해 주민들의 지지를 얻어왔다"면서 "인프라 파괴는 이 같은 지지기반을 허물어뜨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집 잃은 사람들의 대피소로 쓰이고 있는 유엔 학교도 잇따라 이스라엘군의 목표물이 되고 있다. 알자지라는 30일 이스라엘군이 자발리야 난민캠프에 있는 유엔 학교를 포격해 최소 16명이 사망하고 90여명이 큰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24일에도 베이트하눈의 유엔 학교를 포격했다.

알자지라는 "유엔 학교가 잇따라 포격을 당하면서 가자지구 전역의 유엔 학교 83곳에 피신해 있는 1만5000명의 가자 주민들이 패닉에 빠졌다"면서 "이곳도 안전하지 않다는 생각 때문에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암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포격에 대해 아무런 논평도 내놓지 않고 있다.

<정유진 기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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