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의 현장 20일..가자구조대 알쿠드라 대변인
(가자시티 AFP=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시파 병원의 한 사무실에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포격이 시작된 지난 8일(현지시간) 이후 전화벨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이스라엘의 포격으로 인한 사상자 보고가 이 사무실로 시시각각 접수되는데다 이를 확인하려는 기자들의 전화도 쇄도하기 때문이다.
사무실의 주인인 아쉬라프 알쿠드라 가자지구 긴급구조대 대변인이 하루에 받는 전화는 700여통에 이른다.
그는 가자지구가 이스라엘의 포격으로 쑥대밭으로 변한 지난 20일을 거의 뜬 눈으로 보내야 했다.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지켜보며 사상자를 집계하느라 그가 눈을 붙일 수 있는 시간은 하루 2시간에 불과하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보건부 대변인이었던 그는 두 달 전부터 가자지구 긴급구조대 대변인을 맡아 고난의 행군을 시작했다.
알쿠드라는 27일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사무실에 마련된 매트리스에 누웠다가 "가자지구의 병원이 공습을 받아 많은 사상자가 났다"는 직원의 외침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의 슈하다 병원을 공격해 의료진을 포함해 5명 이상이 숨졌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그는 "이스라엘의 포격으로부터 안전한 곳은 없다. 이들은 병원마저 공격하고 있다"며 "적(이스라엘군)은 광기를 넘어섰고 재앙은 꼬리를 물고 있다"고 말했다.
눈코 뜰 사이도 없이 바쁜 가운데 아내로부터 걸려온 한 통의 전화가 그를 잠시나마 미소짓게 했다.
지난 3주간 가족을 한 번 밖에 보지 못했다는 그는 아내에게 자녀들의 안부를 물으며 "아이들이 보고싶다"고 했다.
2년 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교전으로 팔레스타인인 177명과 이스라엘인 6명이 사망했을 당시 분쟁의 참상을 깨달았다는 그는 "매일 시신을 보지만 포격으로 숨진 여성과 어린이를 볼 때 특히 괴롭다"고 호소했다.
알쿠드라 대변인은 그러나 수 개월째 월급도 받지 못했다면서도 "내가 하는 일은 인도적 임무"라며 각오를 다졌다.
가자지구 의료진에 따르면 8일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된 이후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1천60명을 넘어섰으며 이 중 4분의 3은 민간인이다.
sohyu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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