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가자지구 사태는 원심력 작용 반영 세계화로 민족주의 부상.. 엉망진창"

이제교기자 2014. 7. 28.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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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브라이트 전 美국무장관

우크라이나에서 리비아, 시리아 그리고 중동에 이르기까지, 세계는 지금 방향성을 상실했고 '엉망진창(mess)'이라는 진단이 제기됐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행보와 중동분쟁의 전개 추이는 세계 질서의 '게임 체인저(흐름을 바꾸는 사건)'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미국의 매들린 올브라이트(사진) 전 국무장관은 CBS의 일요 시사프로그램인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이해와 설명을 필요로 하는 끔찍한 많은 일들이 지금 벌어지고 있고, 완곡하게 말한다면 세계는 엉망진창인 상태(The world is a mess)"라고 밝혔다. 빌 클린턴 2기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냈던 외교 안보 전문가인 그는 "세계는 지금 두 개의 거대한 게임 체인저에 직면해 있다"면서 "하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크림반도에서 시작된 우크라이나 (분리)행보이고, 또 다른 하나는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프로그램을 진행한 원로 언론인 밥 시퍼는 '이렇게 많은 지역에서, 이처럼 많은 고통들을 겪었던 시대를 기억할 수 있는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우리는 모두 다른 시대에서 성장했지만 지금 보고 있는 세계 곳곳의 문제들 일부는 세계화에 원인이 있다"라면서 "솔직히 세계화는 이면에 많은 내셔널리즘(국가민족주의)을 탄생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얼굴 없는 세계화의 익명성 속에서 길을 잃었고, 그런 국가나 장소에서는 내셔널리즘이 번졌다"고 설명했다.

중동분쟁의 경우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주원인은 1차 세계대전 이후 인위적으로 국경이 설정됐다는 것이고, 아랍 민족의 각성에도 원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일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는 이슬람 민병대 간에 교전이 발생했고, 그의 언급 몇 시간 전에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로켓 공격이 있었다. 그는 "팔레스타인이 민간인을 방패로 삼고 있는 것은 잘못이고, 이스라엘은 자신들을 위한 방어의 권리가 있음에도 도덕적 권위의 측면에서 이미지에 커다란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분쟁 중재에 나선 미국의 노력은 높게 평가하면서도 결과에 대해서는 확신을 나타내지 않았다. 그는 "가자지구의 분쟁 종식을 위해 존 케리 국무장관은 지금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하고 있고 찬사를 전한다"면서도 "모든 이들을 만족시키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 같은 분쟁과 갈등은 "오래전부터 진행됐던 원심력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전 세계 곳곳에서 내셔널리즘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그동안 미국을 중심으로 유지됐던 국제사회의 구심력이 급속하게 붕괴 및 와해되고 있다는 시각이다.

워싱턴 = 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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