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타깃은 지하27m 요새 '하마스 땅굴'

입력 2014. 7. 24. 03:03 수정 2014. 7. 30.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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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비난 감수 지상군 투입 왜
콘크리트 60만t 투입 철옹성, 23개 확인.. 최대 수백개 추정
생필품 조달→비밀잠입 루트 전환, 주택가에 입구.. 민간인 희생 많아

[동아일보]

이스라엘이 국제사회 비난을 감수하고 가자 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한 것은 '하마스 로켓'이 아니라 '하마스 땅굴'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대 수백 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땅굴을 일일이 찾아내 파괴하는 것이 목표라는 얘기다.

22일 영국 BBC는 "이스라엘의 목표는 가자 지구 재점령이나 하마스 퇴출이 아니다"라며 "국가 안보의 최대 위협으로 떠오른 하마스 땅굴을 전부 파괴하는 것이 목표"라고 보도했다. BBC는 또 "하마스 땅굴은 위성으로 포착하기 어렵고 공습으로도 파괴할 수 없어 지상군 투입이 유일한 해결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은 1년 전 부터 하마스 땅굴 파괴 계획을 세웠다"면서 "17일 땅굴을 이용해 하마스 무장대원 13명이 이스라엘 영토에 침입하자 곧바로 지상군 투입을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지금까지 땅굴 23개를 찾아냈다. 일단 입구만 발견한 것도 66개다. 대부분 이스라엘 국경과 가까운 가자 지구 동북부 슈자이야에서 찾았다.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격 이후 하루 최대의 희생자를 냈던 지역이다. 필립 윌콕스 전 미국 국무부 차관은 미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하마스는 땅굴 입구를 민간인이 몰려 있는 주택가나 학교 같은 곳에 만들어 민간인을 방패로 땅굴을 보호하고 있다. 땅굴이 있는 곳에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는 것은 필연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땅굴 깊이는 22∼27m이며 콘크리트 60만 t이 들어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자 지구는 건설자재 반입이 엄격히 제한돼 있어 하마스는 이집트와 연결된 또 다른 땅굴을 통해 자재를 들여왔거나 주택 등의 용도로 수입한 자재를 땅굴 건설에 이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측 관계자는 "하마스 땅굴은 노출되지 않도록 입구를 시멘트로 막아 놓은 것이 대부분"이라며 "하마스는 혹시라도 누군가가 들어가면 폭탄이 터지도록 해놨다"라고 말했다. 건설 비용은 m당 약 100달러(약 10만3000원)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자 지구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땅굴이 건설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에는 이집트 경계 지역의 라파 등지에 땅굴이 집중 건설돼 식료품이나 연료 등 생필품을 조달하는 데 이용됐다.

하마스가 가자 지구를 완전 장악하면서부터는 이스라엘을 공격하기 위한 '전략 땅굴'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실제 2006년 하마스는 땅굴을 이용해 이스라엘을 공격한 뒤 이스라엘 병사 길라드 샬리트를 납치해 5년간 억류했다가 2011년 팔레스타인 재소자 1027명과 맞바꾸는 '카드'로 활용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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