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교전 중재나선 케리.. 계속되는 포격

워싱턴 입력 2014. 7. 23. 02:50 수정 2014. 7. 23.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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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21일(현지시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 도착했다.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지상 공격으로 민간인 피해가 눈덩이처럼 급증하자 이에 놀라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사건 와중에 황급히 달려온 것이다. 케리 장관이 카이로를 찾은 것은 이집트가 이스라엘과 가자지구를 사실상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핵심 중재자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지정해 '연결선'이 없다.

하지만 그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주간지 뉴스위크는 이스라엘은 물론 이집트도 케리 장관의 중재에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불청객' 같은 존재라고 보도했다. 게다가 누가 현재 하마스를 실질적으로 지휘하고 있는지가 불확실하고, 가자에서의 로켓발사가 중단될 때까지 지상 작전을 계속하겠다는 이스라엘의 의지가 강하다는 점에서 유혈사태가 빨리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미 행정부에서 중동문제 보좌관으로 일한 아론 데이비드 밀러는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와 인터뷰에서 "사나흘 안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지 않는다. 휴전에 합의하는 데 최소한 1주일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케리 장관이 빈손으로 귀국했을 때의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강하다. 워싱턴 소재 근동문제연구소의 에릭 크레이거 연구원은 "그가 아무 소득 없이 돌아간다면 이는 미국의 무능뿐 아니라 미국이 중동에서 다뤄야 할 상대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군은 15일째 가자지구 공습을 지속했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와 A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22일 탱크와 무인기 등을 동원해 70곳 이상을 타격했으며 5개 모스크(이슬람 사원), 축구장 1곳, 주택 여러 채가 파손됐다. 또 함포 사격으로 최소 19척의 어선이 파괴됐다고 가자 경찰 대변인이 밝혔다. 오전에만 팔레스타인인 최소 7명이 목숨을 잃었고, 공습 기간 총 사망자도 580명으로 늘었다.

특히 팔레스타인인권센터(PCHR)는 이스라엘군이 지난주 쿠자 마을의 민간인을 겨냥해 집속탄의 일종인 '플레셰트탄'을 6발 쐈다고 주장했다. 길이 약 4㎝에 철로 만들어진 화살탄 모양이다. 탱크에서 발사된 포탄이 날아가는 도중 터지면 1기당 플레셰트탄 수천개가 흩뿌려진다. 플레셰트탄이 인명 대량살상용 무기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WRA)는 10만여명의 난민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측 사망자도 이날 현재 최소 25명으로 집계되면서 국민들 사이에서 지상전 확대에 따른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사설에서 "가자지구의 부드러운 모래가 헤어나기 어려운 유사(流沙)로 변했다"며 "여기에서 승리가 있을 수 없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시한을 정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휴전 중재안을 내놨던 이집트는 하마스 요구에 맞춰 중재안을 다듬을 의향을 내비쳤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집트는 지난 15일 한 차례 중재안을 발표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논의 끝에 수용했으며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하마스가 수용을 거부하면서 교전이 재개됐다. 유엔과 아랍연맹 등 국제사회는 양측이 즉시 휴전에 나서야 한다고 강하게 압박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폭력은 지금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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