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특수통 검사의 몰락에 檢 조직 전체가 '흔들'

2012. 11. 20.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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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준 부장검사 구속수감특수부 잔뼈 굵은 金검사 비리에 "치욕스럽다"'스폰서·그랜저·벤츠 검사' 이어 또 신뢰 추락

[세계일보]'잘나가던 특수통 검사에서 비리백화점으로….'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씨 측과 유진그룹 등으로부터 거액을 받은 혐의로 19일 구속된 서울고검 김광준(사법연수원 20기·51) 부장검사는 검찰수사의 핵심인 '특수부'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하지만 김 부장검사의 비리가 하나 둘 드러나자 선·후배들은 "치욕스럽다"며 고개를 떨궜다. 급기야 한상대 검찰총장은 '사죄의 말씀'을 통해 국민에게 사과했다. 2010년 '스폰서 검사'와 '그랜저 검사', 지난해 '벤츠 여검사' 사건으로 검찰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황이라서 김 부장검사의 '몰락'은 검찰조직 전체의 위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 총장은 강력한 감찰체제 구축과 전향적인 검찰개혁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2차례 '특검 파견' 특수통 검사의 추락

김 부장검사는 1999년 부산지검 평검사 시절 역대 처음 시행된 옷로비 의혹사건 특검에 파견됐고,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 측근비리사건 특검팀에서도 일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가신인 장학로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17개 기업에서 27억여원의 뇌물을 받은 사건, 대한생명 최순영 회장 외화밀반출 사건 수사에도 참여했다. 2007년 부산지검 특수부장 시절에는 건설업자 김상진씨의 정관계 로비의혹 수사를 맡아 3년만에 대통령 측근비리 사건을 다시 수사하기도 했다. 굵직한 사건 수사를 여럿 맡은 그는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직후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자리를 꿰찼다. 연수원 동기들보다 1년 빠른 중앙지검 부장 '입성'이었는데, 그가 TK(경북 경주) 출신이라는 점이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김 부장검사는 이번 비리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빌린 돈을 이미 갚았거나, 순수하게 빌린 돈을 아직 변제하지 못했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부정·부패를 수사하는 검사가 사건 관계자에게 수억원을 빌린 것만으로도 검사 자격이 없다"는 지적이 쏟아졌고, 검사 생활 21년만에 수사대상으로 전락한 그는 결국 이날 서울구치소에 구속수감됐다.

◆세번째 '특임 카드'… 검찰총장의 사과

한상대 총장은 이날 법원이 김 부장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기 전부터 사과문 발표를 준비했다. 그는 성역없는 수사 외에도 감찰 시스템 정비, 전향적인 검찰 개혁 추진을 약속했다. 최근 몇년간 이어진 검사 비리 사건에 대한 세간의 시선과 대선 후보들이 모두 검찰 개혁을 공약으로 내세운 상황을 감안한 '발빠른 행보'라는 평가다. 특히 '검사 비리'만 수사하는 특임검사가 세번째 지명됐고, 그 때마다 전현직 검사가 구속되자 조직 내부에서도 위기감이 팽배하다. 구체적 방안은 수사 마무리 이후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2010년 첫 특임검사 수사에서 건설업체 대표에게서 고소 사건 관련 청탁과 함께 그랜저 승용차 대금 등 금품을 받은 혐의로 정인균(51) 전 부장검사가 구속기소돼 징역 2년6월이 확정됐고, 지난해 두번째 특임검사의 수사에서는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에게 벤츠 승용차를 받은 이모(36·여) 전 검사가 구속된 끝에 지난 1월 1심에서 징역 3년형을 받았다.

한 총장은 '경찰 내사' 사실이 공개된 하루 뒤인 지난 9일 역대 세번째 특임검사를 지명했고, 경찰은 '사건 가로채기'라고 반발했다. 한 총장은 지난 15일 서울 지역 지검장들을 모아 이번 비리사건과 정치권의 검찰 개혁안 대처 방안 등을 논의했으며, 22일에는 서울·대전·광주·대구·부산 등 5개 고검장이 참석하는 회의를 열어 개혁방안 등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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