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가스누출 사고 점검 ①미흡한 사고수습

2012. 10. 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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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대응 허술..피해 축소 급급 주민 "조기 귀가 조치 잘못", "신속한 대책 필요"

초기 대응 허술…피해 축소 급급

주민 "조기 귀가 조치 잘못", "신속한 대책 필요"

< ※편집자주 = 경북 구미에서 발생한 화공업체 가스누출 사고는 사망자 5명을 비롯해 부상자 600여명의 인명피해를 불러일으켰다. 또 사고 인근지역의 농작물이 말라 죽는 등 2차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경북취재본부는 이번 사고의 발생과정·문제점, 피해현황, 개선방안 등을 3회에 걸쳐 다각도로 점검한다. >

(구미=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경북 구미시 산동면 구미국가산업단지 4단지의 화공업체 휴브글로벌에서 가스 누출사고가 발생한 것은 지난달 27일 오후 3시43분.

이 업체 직원들이 2대의 20t톤짜리 탱크로리 가운데 1대의 불산을 옮긴 후 2번째 탱크로리의 불산을 옮기기 위해 호스를 연결하던 중 가스누출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현장에 있던 휴브글로벌 직원 4명과 펌프수리 외주업체 근로자 1명 등 모두 5명이 숨졌다.

또 사고 진압에 동원된 소방관을 비롯해 공장 근로자, 주민, 경찰, 기자 등 600여명이 가스를 마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사고 지역인 산동면 봉산리 91.2㏊의 농작물이 말라 죽고, 가축 1천313마리가 호흡 곤란 등의 피해를 겪고 있다.

자동차 88대가 부식했다. 건물 외벽이 바래지는 등의 기타 피해가 34건에 이른다. 이런 피해는 시간이 갈수록 느는 추세다.

불산은 매우 유독한 가스로 기체 상태로 체내에 흡수되면 호흡기 점막을 해치고 뼈를 손상시키는가 하면 신경계를 교란하는 물질이다.

이 때문에 취급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구미경찰서는 현재까지 1차 조사를 마쳤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식 결과와 구미시의 피해집계가 나오면 2차 조사를 거쳐 관련자를 입건할 방침이다.

경찰이 주목하는 점은 시설안전관리 규정을 지켰는지, 안전관리자가 참여했는지, 보호장구 등을 갖췄는지 등이다.

이 사고로 숨진 이상운(49)씨의 부인 이옥순(44)씨는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남편이 얼굴에 산이 묻어 화상을 입은 채 집에 온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사고 공장이 평소에도 안전관리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까지는 근무자들이 보호장구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감식 결과 등을 토대로 관계자를 입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사고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초기 대응이 허술했다는 것이다.

119소방대는 사고 당시 불산을 중화하는 조치를 하지 않은 채 물만 뿌렸다.

맹독성 화학물질인 불산의 확산을 막으려면 소석회를 뿌려야했으나 이를 구하지 못해 물로 가스를 희석하는데 그쳤다.

구미시와 소방서는 사고 발생 다음날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식 후 중화작업을 벌였다.

또 사고가 난 지 5일이 지난 2일에서야 산동면 봉산리 일대의 도로와 건물을 세척한 후 제독작업을 했다.

공장 근로자와 주민의 대피 조치가 늦은 점도 드러났다.

구미시는 사고 발생 3시간 30여분 후 구미산단 4단지 입주업체에 전원 대피하라고 통보했고, 그 뒤 10분이 지나서야 사고 현장의 봉산·임천리 주민들에게 대피하도록 조치했다.

구미시 김충섭 부시장은 "사고 발생 직후에 주민에게 방송 등으로 통보하는 등 초동 조치에 최선을 다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인근 기업 직원과 산동면 봉산리 주민은 가스 냄새를 맡고 자체적으로 대피했을 뿐 대피 명령을 제때 받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사고 업체와 50m 떨어진 톱텍의 임규철(55) 관리반장은 "구미시로부터 대피 명령을 받은 적이 없었고 가스 냄새를 맡고 대피했다"고 설명했다.

구미시가 피해 축소에 급급해 시민 안전을 외면한다는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시는 가스누출 사고에 따른 인명피해가 사망 5명, 부상 18명이라고 4일 밝혔다.

그러나 4일 오전까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사람만 600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가운데는 피해 정도가 경미한 사람도 있지만 피부에 심한 발진이 생기거나 피를 토하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앓는 사람도 있다.

구미국가산업단지 4단지 내 양포동 주민에게도 아무 문제가 없다며 정상적으로 활동하라고 통보해 사고를 조기에 마무리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를 불산의 위험성을 간과한 조치라고 지적한다.

봉산리 주민은 서둘러 임시 이주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봉산리 주민 김순분(71·여)씨는 "아무것도 없으니 된장과 밥 밖에 먹을 것이 없다"며 "불안해서 살 수 없으니 대책을 빨리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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