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산유출 구미 마을 초토화.. 특별재난지역 요구

조성진기자 2012. 10. 4.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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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정부대책 촉구.. 농작물 91㏊ 말라죽어

9월27일 발생한 경북 구미국가산업 4단지내 휴브글로벌 구미공장의 불산(불화수소산) 유출사고로 주민과 농작물 피해가 재앙 수준으로 확산돼 사고 주변 마을 주민들이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요구하는 등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구미시 산동면 봉산리 휴브글로벌 구미공장의 불산 유출사고로 피해를 입은 봉산·임천리 주민들은 4일 오전 대책회의를 열고 "불산피해로 농작물은 황폐화하고 마을은 유령화되고 있지만 관계 기관에서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현장을 방문한 정부 관계자들에게 두 마을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피해지역 보상과 향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박명석(50) 봉산리 이장은 "사고 발생 다음날부터 발생한 피해는 점점 확산돼 피해 주민들은 갈수록 늘고 수확을 앞두고 고사한 농작물에서는 희뿌연 가루가 날려 근처에 얼씬도 못할 정도로 마을과 농토가 폐허처럼 변했다"고 불안해했다.

시에 따르면 이 공장의 불산 유출로 이날 현재 5명이 숨진 데 이어 주민과 사고 공장 인근 근로자 등 600여 명이 두통과 호흡곤란 등을 호소하며 병원 치료를 받았다.

멜론, 대추, 포도, 벼 등 농작물 91㏊가 고사했고 소와 개 등 1300여 마리가 콧물흘림 증상을 보이며 사료섭취를 거부하고 있다.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해 주민과 농작물 피해를 접수하고 있는 시 관계자는 "피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시는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들에게 지속적인 건강검진을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농산물은 수확 중단을 주민들에게 알릴 뿐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불산 유출 시 주민 대피 매뉴얼은 있지만 농작물 피해에 대한 국내 사례나 대응 매뉴얼은 없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장은 "주민 건강과 안전은 물론, 농산물, 토양 등은 장기간에 걸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안전성 여부를 정밀히 조사해 폐허화하고 있는 마을에 대한 집중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는 피해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경북도에서 피해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달라고 요청하면 이에 대해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북도는 이날 오후 회의를 열고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능력과 행정능력을 초과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재난의 경우에는 검토를 거쳐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할 수 있다.

인적 재난으로 인한 특별재난지역 지정은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등 다섯 차례 이뤄졌다.

구미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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