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혁신경제'는 이헌재 아이디어? 캠프 '딜레마'

양영권 기자 2012. 9. 24.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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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양영권기자]

↑안철수 대선후보가 지난 19일 오후 서울 충정로 구세군아트홀에서 대선출마 선언 기자회견장으로 입장하며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24일 서울 정릉로에 있는 국민대 무인차량로봇 연구센터를 방문했다. 무인차량로봇연구센터는 국민대 자동차공학전문대학원에 설치된 연구기관으로, 자동차공학과 기계공학 분야의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무인버스와 무인승용차, 무인경비차 등을 연구하고 있다.

안 후보는 이 자리에서도 '혁신경제'를 강조했다. 그는 "경제민주화를 통해 양극화를 해소하고 사회 안전망을 제공하면 안심하고 재도전하는 환경 망이 구축되고 일자리 창출도 많이 할 수 있다"며 "이를 '혁신경제'라고 이름지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지난 21일 경기 안산의 청년창업사관학교를 방문했을 때도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통해 사회안전망을 만들어 도전 환경을 제공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불공정 거래관행을 없애면 창업자들의 성공확률이 더 높아지고 일자리도 더 많이 만들 수 있다"며 "이것은 '혁신경제'와 연결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혁신경제' 외에 '창조경제'라는 표현도 사용하고 있다. 21일 오후 전자신문 창간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서 "한쪽에서는 지식정보화 산업이 발전하면서 '창조경제'를 만들어내고, 한편에서는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강조하고, 다시 선순환하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유민영 대변인은 "창의와 융합을 통한 혁신에 기반해 성장을 추구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다는 것이 안 후보의 생각의 핵심"이라며 "혁신경제가 창조경제를 포함하는 말로 봐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경제' 또는 '창조경제'의 이론적 바탕을 제공한 이는 안 후보의 '경제멘토'로 알려진 이헌재 전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총리는 과거 안 후보 등을 상대로 진행한 강의 내용을 모은 책 '경제는 정치다-이헌재의 경제특강'에서 "경제발전을 위한 국가전략은 경제민주화를 유지하는 조건에서 개인과 기업의 창의를 최대한 발휘하는 방식으로 짜여야 한다"며 그 방안으로 '창조경제, 창의기업, 열린시장·사회'를 제시했다. 이 전 부총리의 '창조경제' 에 안 후보가 자신의 전문 분야인 '융합'을 보태 만든 개념이 '혁신경제'인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의 경제정책 개발은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총괄하고 있지만, 안 후보의 '경제 비전'에서 이 전 부총리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현재 캠프 내부에서는 이 전 부총리에 대해 '거리두기'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안 후보의 선거운동을 돕고 있는 김민전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안 후보의 경제 정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결정적으로 주도해나갈 분이라고는 생각이 잘 안 된다"며 이 전 부총리의 역할에 대해 선을 그었다.

야권 후보 단일화를 앞두고 이 전 부총리의 영향력이 강조되면서 지지층 이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친야' 성향의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나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은 이 전 부총리를 연일 부정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이 전 부총리 스스로도 지난 19일 안 후보 출마 선언식에 참석한 이후 공개 행보를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캠프 내부에서는 여전히 이 전 부총리에 대한 우호적인 입장을 가진 이들이 많아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 노출되고 있다. 금태섭 캠프 상황실장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내년 세계경제가 위기를 맞을 텐데 그 과정에서 이 전 부총리가 가진 지혜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 전 부총리의 역할에 무게를 뒀다.

머니투데이 양영권기자 inde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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