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단일화 블랙홀' 경계..독자적 지지율 높이는데 총력

2012. 9. 19.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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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야권후보 단일화 어떻게 되나

단일화 문은 열어둬정치혁신·국민동의 조건 걸어"국민 실망시키지 않겠다" 답변문재인·민주당에 공 넘겨당분간 '3자 경쟁' 초점안·문, 중도·진보서 각개약진단일화 시너지 극대화 가능성출마하자마자 단일화 논의땐정치적 입지 축소될 수도 있어

'야권 후보 단일화'는 19일 열린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였다. 4명의 기자가 잇따라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한 안 원장의 견해를 캐물었다.

안 원장은 즉답을 피했다. 대신 거듭해서 두 가지의 원칙을 강조했다. 그는 "첫째,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 둘째, 국민들이 그것에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며 "지금 이 시점에서, 이 두가지 조건이 갖춰지지 못한 상황에서는 단일화를 논의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어떤 조건에서 단일화를 논의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상을 보여달라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다. "정치권이 정말 진정하게 변화와 개혁을 했는가는 제가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판단할 것이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런 진정한 변화를 원하는 국민을 실망시켜 드리지 않겠다, 그 약속은 확실히 드릴 수 있다."

단일화의 마감시한이 있는지, 방법은 뭔지를 묻는 질문이 마지막으로 나왔다. 안 원장은 "시한을 못박는 것은 아니고, 방법을 논하긴 이르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 혁신, 국민들이 그에 정말 동의할 수 있느냐 그걸로만 판단하겠다. 진정한 변화와 새 시작을 원하는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안 원장의 대답은 전체적으로 모호하지만 하나의 흐름은 읽힌다.

현재 단일화 논의가 부적절하다는 대답은 뒤집으면 '정치권의 변화'와 '국민들의 동의'라는 전제가 충족되면 단일화 논의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단일화의 문을 닫지 않고 열어둔 것이다.

그가 "진정한 변화를 원하는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거듭 다짐한 부분은 문재인 후보와 민주통합당에 던지는 메시지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 많다. 문 후보와 민주당이 분명한 정치적 쇄신과 변화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야권 단일화를 바라는 국민의 여망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들린다는 것이다. 김종배 시사평론가는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것은 단일화를 받아들인다는 얘기"라고 풀이했다.

이렇게 보면, 안 원장은 이날 '단일화'의 공을 다시 코트 너머 문 후보와 민주당에 넘긴 것 같다. 당분간 문재인 후보는 민주당 쇄신을 중심으로 한 나름의 정치 행보를 하고, 안 원장도 자신이 약속한 정책 경쟁 행보를 벌이며 단일화의 조건이 성숙될지를 지켜보자는 제안인 셈이다. 여기엔 출마선언을 하자마자 단일화 논의에 들어갈 경우 여타의 의제들이 '단일화 블랙홀'로 빨려들어가면서 안 원장 자신의 정치적 색깔을 드러낼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작용한 것 같다.

안 원장이 이날 박근혜·문재인 후보와의 선거 쇄신을 위한 3자회동을 제안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당분간은 3자가 정립하는 3자 대결 구도 속에 지지율 경쟁을 펼치자는 제안이어서 단일화 논의를 배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문재인 후보는 이에 호응함으로써 안 원장과의 단일화 기반을 넓혀두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 원장의 단일화 관련 발언들을 종합해보면 안 원장은 상당기간 3자 대결 구도 속에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각축을 벌인 이후에야 단일화 논의에 응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여기엔 대선판 전체에 대한 전략적 고려도 담겨 있는 것 같다. 문재인 후보가 새누리당 및 박근혜 후보와 명확한 각을 세우면서 진보적 지지층을 흡수하고, 안 원장 자신은 중도·무당파 지지층을 견인해내면서 지지율 경쟁을 벌인 이후에 단일화 논의를 하는 것이 양쪽의 지지층을 최대한 이끌어내면서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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