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發 2차쇼크..정부도 못내린 '스마트폰값' 파괴

2014. 10. 2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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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전 '스마트폰 시대' 연 1차쇼크처럼 시장 요동예약가입 매진사례..삼성·LG도 '가격인하' 고심

오는 31일 이동통신 3사를 통해 정식으로 출시되는 애플 아이폰6ㆍ아이폰6플러스가 예약 가입 시장에서 매진 행진을 벌이면서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 '2차 충격'을 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09년 11월 아이폰3GS가 한국에 처음 도입돼 '아이폰 열풍'을 일으킨 이후 5년 만에 펼치는 히트 릴레이다. 이 같은 분위기라면 현재 5~7%에 불과한 국내 시장 아이폰 점유율이 단기간 10% 중반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시장에선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큰 폭으로 떨어진 보조금 규모가 아이폰 여파로 법 시행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제조업체 역시 아이폰 흥행 추이에 따라 단말기 출고가를 추가로 내릴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어 빙하기 수준으로 떨어진 스마트폰 교체 시장이 조만간 뜨겁게 달아오를 채비를 하고 있다.

한국에 본격적으로 스마트폰 시대를 열었던 2009년 '아이폰 1차 쇼크'에 이어 5년 시차를 두고 '아이폰 2차 쇼크'가 시작되는 셈이다. 1차 쇼크가 한국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거래 시장(앱스토어)을 활성화하고 무선인터넷 요금을 파괴해 누구나 모바일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효과를 냈다면, 이번 2차 쇼크는 단통법으로 얼어붙은 시장 심리를 반전시키고 삼성 위주의 웨어러블 생태계에 애플이 본격 가세해 시장 파이를 넓히는 파장을 던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ㆍKTㆍLG유플러스 이통 3사가 지난 24일부터 아이폰 예약 가입을 받은 결과 전례 없는 인기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31일 출시하는 아이폰6(4.7인치) 16GB 출고가를 70만원대 후반으로 결정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이보다 큰 아이폰6플러스(5.5인치) 16GB 출고가는 80만원 후반대가 유력하다.

현재 애플코리아가 게시한 아이폰6 한국 판매가는 85만원, 아이폰6플러스 판매가는 98만원에 달하지만 이통 3사가 아이폰 인기를 등에 업고 가입자 뺏기 경쟁에 나서기 위해 애플과 추가 협상을 벌여 출고가를 일제히 내릴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2010년 삼성전자가 '갤럭시S' 시리즈를 내놓은 이후 국내시장에서 삼성에 연이어 참패했지만 올해만큼은 상황이 다른 것 같다"고 진단했다.

애플 인기 행진에 삼성ㆍLG도 긴장하고 있다. 애플 아이폰6ㆍ아이폰6플러스 경쟁작으로 꼽히는 갤럭시노트4 32GB 출고가는 95만7000원으로 아이폰6 16GB 대비 약 16만원 비싸다. 삼성의 야심작인 '노트엣지' 역시 갤럭시노트4보다 소폭 높게 출고가가 정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LG전자 인기 모델 G3 출고가도 89만9800원으로 아이폰6 대비 약 10만원 비싼 수준이다. 단통법 시행 이후 출고가에 예민해진 소비자의 눈길을 애플 아이폰이 사로잡을 분위기가 갖춰진 것이다.

특히 이통사가 아이폰 마케팅을 위해 여러 요금 지원 혜택을 강조하고 나온 것도 주목해야 할 포인트다. KT는 아이폰6 이용자가 10만원 이상 고가 요금제를 사용할 때 현행법상 최대 수준인 30만원대 보조금을 책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단통법 시행 이전에도 신제품이 나오자마자 30만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책정한 적은 거의 없었다"며 "통상 신제품 단말기가 출시된 지 3개월이 지나면 그때부터 보조금을 늘리는 관행을 감안할 때 아이폰에 쏠리는 이통사의 관심이 상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중고폰 보상 제도를 십분 활용해 아이폰 초기 구매 가격을 대폭 떨어뜨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아이폰 선반납 제도 등을 활용해 초기 구매가를 최대 40만원 내리고 여기에 보조금 명목으로 20만~30만원을 더해 초기 부담을 확 떨어뜨리겠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아이폰 흥행을 위한 조건이 속속 갖춰지자 시장에서는 국내 제조사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단말기 가격을 추가로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인하 여력이 없다"고 버티고 있지만 갤럭시노트4, G3보다 출고가가 싼 아이폰6가 시장을 잠식하는 것을 두고 볼 수는 없다는 판단에서다. 제조업체 관계자는 "중저가 모델은 단말기 인하 결정이 상대적으로 자유롭지만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해야 하는 하이엔드 모델은 글로벌 위상 등 여러 변수를 생각해야 해 결정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홍장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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