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환율전쟁 표현, 조심스럽다"

2015. 2. 2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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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상하방 리스크 혼재돼 계측 어렵다"
"한일통화스왑 종료, 가까운 시일에 금융불안 오지 않을 것"
이 총재 태도에 대한 호된 질책 이어져

[이데일리 김보리 조진영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세계 여러나라의 금리인하 행렬에 대해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환율에 영향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환율전쟁이라는 표현은 조심스럽다”면서 우리나라가 통화완화 정책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는 일말의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 총재는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현황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통화정책에서 (금리)인상과 인하 양쪽으로 작용하는 힘이 공존하고 있다”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은 (국내)금리를 올리는 쪽으로 작용하지만, 경기 회복이 계속 부진하다면 금리를 인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방 리스크 중 어느 쪽이 더 크냐는 질문에는 “상하방 리스크가 혼재 돼 있어 계측하기 어렵다”면서 “어느 쪽 리스크가 크다는 발언은 조심스럽다”고 언급했다.

또 일본과의 통화 스왑 종료에 대해 “가까운 시일 내에 외환위기와 같은 금융불안은 오지 않을 것”이라며 “일부 신흥국은 2013년께 어려움이 있었지만 우리는 외환보유고 규모와 거시경제 등을 고려할 때 이런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일 통화스왑 종료가 경제 논리에 정치적 상황이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어느 쪽이 종료하자고 했다기 보다 협의과정에서 종료하기로 됐다”면서 “일본의 경우 스왑 협상권을 중앙은행이 아닌 재무성이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늘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이 “엔저가 지속되면서 우리 수출업체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는데 대책이 있는냐”는 질문에 이 총재는 “원엔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잘 인지하고 있다”면서 “환율의 급속한 움직임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은의 중기 물가상승목표제의 하한이 2.5%로 실제 물가와 괴리가 크다는 지적에 대해 이 총재는 “(실제 물가가 목표설정선을) 많이 밑돌아서 많이 곤혹스럽다”면서 “저유가 등 공급측 요인이 상당히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해서 저물가를 이해해달라”고 언급했다. 지난 1월 담뱃값 인상을 제외하면 물가상승률은 0.2%을 기록했다.

이 총재에 대한 호된 질타가 이어지기도 했다. 신계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 총재의 질의 태도를 문제 삼으며 “지난해 부임 때 기대와 달리 오늘 답변은 금리 관련 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 대해 주저하고 망설이는 태도가 느껴진다”면서 “기준금리에 대한 철학이 서로 간에 다를 수 있지만 철학의 여부를 떠나 한은 총재는 자신을 온전히 경제에 봉사할 수 있을 때 우리 경제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은 총재의 각오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쏘아붙였다.

이에 이 총재는 “따끔한 지적을 명심하겠다”면서 “한은이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금리정책을 나라경제에 가장 바람직한 방향으로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디플레이션 우려를 간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여러 지표로 판단해보면 디플레우려는 과다하다”면서 “금리 인하 효과가 과거에 비해 약해진 것은 인정하지만 유동성 함정에 빠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디플레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김보리 (bori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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