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모금으로 만든 위안부 영화 , 배급사 없어 발동동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귀향(鬼鄕·사진)'이 국민 모금으로 13년 만에 제작됐지만 배급사를 찾지 못해 개봉하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귀향'은 어린 나이에 타지에서 숨진 소녀들의 '혼을 고향으로 불러온다'는 뜻의 영화로, 2012년 영화 '두레소리' 등을 만든 조정래(42) 감독이 제작했다. 최근 촬영을 끝마치고 마무리 작업 중인 조 감독은 광복 70주년을 맞는 오는 8월 15일에 시사회를 열고 영화를 개봉할 계획이었지만 개봉일을 올해 말로 미뤘다.
이 영화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쉼터인 경기도 광주 '나눔의집'에 사는 강일출(87) 할머니가 그린 '태워지는 처녀들'을 소재로 하고 있다. 이 그림은 1943년 일본 순사들에게 붙들려 중국 지린의 위안소로 끌려간 강 할머니가 모진 고초를 당하다 전염병에 걸리자 일본군이 자신을 불태워 죽이려 했던 장면을 기억하며 2001년 그렸다.
조 감독은 투자자를 찾지 못해 13년간 시나리오를 다듬기만 하다가 지난해 말 본격 촬영에 들어갔다. 지난 1월 영화 제작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한 네티즌이 크라우드 펀딩을 제안하면서 모금이 시작됐다. 이렇게 국내외 4만여명이 소액으로 보내온 돈이 6억원쯤 된다. 배우 손숙(71)씨 등 출연 배우와 스태프들도 사실상 무보수로 참여했다. 조 감독은 최근 촬영을 끝냈지만 이번엔 배급사를 찾지 못해 벽에 부딪혔다. 조 감독은 "많은 곳을 찾아다녔지만 거절당했고, 관심을 보인 대형 배급사 한 곳과의 협상도 결국 잘 안 됐다"며 "흥행이 되겠느냐는 반응이 많았다"고 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인터넷에서는 '영화를 배급해달라'는 청원이 이어지고 있다. 강일출 할머니는 "영화를 생전에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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