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동남아 순방..중국 포위망 구축 시동
'가치관 외교' 주창…안보 대동단합 호소
(도쿄=연합뉴스) 김종현 특파원 =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취임 후 첫 방문지로 동남아시아를 택해 대(對) 중국 포위망 구축의 시동을 걸었다.
아베 총리는 16일부터 4일간의 일정으로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 3국 순방에 나섰다.
아베 총리는 애초 이달 중 미국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었으나 오바마 대통령과 일정이 맞지 않자 동남아로 발길을 돌렸다.
아베 총리의 동남아 3개국 방문은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영유권을 놓고 심각하게 대립하고 있는 중국을 정면 겨냥한 것이다.
비슷한 영토 문제를 안고 있는 중국 주변 국가들과 힘을 합쳐, 군사력을 키우면서 해양 진출을 활발히 하는 중국을 견제하려 하고 있다.
아베 총리의 방문에 앞서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도 아세안을 방문해 사전 정지 작업을 마쳤다.
아베 총리는 '중국의 힘에 의한 지배가 강화되는 사태를 피하고, 항해의 자유와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 국제회의에서 논의하는 것은 의의가 있으며, 모든 관련국이 국제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할 방침이다.
센카쿠 문제와 관련해서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목적으로 사태를 일방적으로 악화시키는 중국의 움직임은 매우 위험하며, 중국의 해양 활동 활발화가 지역 공통의 우려 사항'이라면서 문제의식의 공유와 공조를 호소하기로 했다.
아베 총리는 취임 이후 지론인 '가치관 외교'를 강조하고 있다. 자유와 민주주의, 기본적 인권이라는 가치관을 공유한 국가들과 관계를 심화해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해양진출을 봉쇄하기 위해 일본과 인도, 호주, 미국 하와이를 축으로 한 '다이아몬드 안보 구상'도 내세우고 있다.
그는 일본과 가치를 공유한 전략적으로 중요한 국가로 미국을 비롯해 인도, 인도네시아, 호주, 베트남 등을 꼽았다.
18일 인도네시아 방문 때는 외교 정책과 관련한 연설에서 자신의 외교 기본방침인 '아베 독트린'을 발표하고 가치관 외교를 주창할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동남아 국가와의 협력 강화를 위해 돈 보따리(경제협력)도 풀기로 했다. 도로와 발전소 등 인프라 정비를 돕고 저리의 차관도 제공할 예정이다. 베트남에는 450억엔(약 5천400억원)의 엔 차관을 제공할 방침이다.
하지만, 동남아 국가들을 동원한 아베의 중국 포위 구상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볼지는 미지수이다.
중국과 국경을 접하거나 경제적으로 밀접하게 묶여 있는 동남아 국가들로서는 안보 면에서 일본과 입장을 같이한다고 해도 행동에서는 중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kim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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