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부천] 아라뱃길 물 "더럽다" "괜찮다" 공방전

최재용 기자 2012. 6. 26.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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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수질 매우 나빠.. 하루빨리 대책 마련해야"

지난달 25일 정식 개통한 인천~한강 간 아라뱃길이 수질 오염 논란에 쌓여 있다.

환경단체들이 최근 조사를 해본 결과 최악의 상태임이 확인됐다는 입장인 데 반해 이를 관리하는 수자원공사는 정상이라고 반박하고 있는 것이다.

◇환경단체 "하천 최하위 등급"

인천녹색연합, 인천환경운동연합 등 인천지역 환경단체들은 최근 아라뱃길의 15곳에서 떠온 물을 인천대학교 도시환경공학부 김진한 교수팀에 맡겨 분석해 보았다. 분석을 맡긴 물은 대부분 수면 위쪽에서 뜬 것이라고 한다. 조사 결과는 한마디로 수질이 "무척 나쁘다"는 것이다.

수질과 물생태계에 관한 현행법은 수질의 중요한 판단 기준인 화학적산소요구량(COD)에 따라 강의 수질 등급을 '매우 좋음'부터 시작해 '좋음' '약간 좋음' '보통' '약간 나쁨' '나쁨' '매우 나쁨'까지 모두 7개 단계로 구분한다. 그런데 이번 조사 결과 이들 15곳의 물 중 6곳이 '매우 나쁨', 8곳은 '나쁨', 1곳은 '약간 나쁨'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어느 한 곳도 좋은 것은 고사하고 '보통'이라는 판정조차 받지 못한 것이다.

환경단체들은 이를 놓고 "이 사업이 처음 계획될 때부터 경고해 온 수질 오염 문제가 결국 그대로 나타난 것"이라 말하고 있다. 아라뱃길의 물은 인천 앞바다로 들어가는데 이렇게 오염된 물이 들어가면 바다의 오염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환경단체들은 성명서를 통해 "수면 위쪽에서 뜬 물의 분석 결과가 이렇게 나온 것으로 미뤄 가운데나 바닥의 물은 훨씬 더 오염돼 있을 것"이라며 "국토해양부와 수자원공사, 인천시 등 관계기관들이 하루 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자원공사 "정상대로 관리"

이 같은 환경단체의 조사 결과에 대해 수자원공사(이하 공사)는 25일 자료를 내 "아라뱃길의 수질은 정상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환경단체들이 (조사용) 물을 뜬 곳과 공사가 물을 뜬 곳이 다르고, 이 물을 분석하는 방법도 달랐기 때문에 결과도 달리 나올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공사가 이날 밝힌 자료에 따르면 아라뱃길은 한강 하류(행주 일대)에서 물이 들어오는 만큼 그곳의 수질 상태에 맞춰 4등급 수준(COD 6㎎/L 이하)으로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는 이 뱃길을 만들 때 벌인 환경영향평가에서 권장한 수질 목표치이다. 그런데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조사한 결과에서는 모두 이 목표치에 맞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조사는 아라뱃길의 인천터미널과 시천 일대, 김포터미널 등 3곳에서 물을 떠서 각각 COD를 측정했다. 그 결과 COD 평균치가 3.4(4월)~5.2(2월)로 나와 모두 목표치(6 이하)에 맞게 나왔다는 것이다. 이 자료에는 같은 기간 중 아라뱃길로 들어오는 물인 행주 일대 한강물의 COD 평균치가 7.1~10.5로 나와 있다.

공사 관계자는 "물에 산소를 공급해 수질 오염을 막고, 외부에서 들어오는 오염물질도 막는 여러 방법을 쓰고 있다"며 "수도권 하수처리장에 처리시설이 개선되는 내년부터는 한강으로 들어오는 물이 더욱 깨끗해질 것이기 때문에 아라뱃길의 수질도 한결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라뱃길 수질 팔당보다 좋다?

이번 수질 분석을 맡은 인천대 김진한 교수팀은 환경단체와 공사가 물을 뜬 곳이 달라 측정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분석 방법에는 큰 차이가 없다며, 공사가 내놓은 자료의 신빙성이 상당히 떨어진다는 점을 우선 지적하고 있다.

무엇보다 아라뱃길 김포터미널 일대 수질 COD가 3월에 2.9로, 4월에는 조사지점 3곳(인천·김포 터미널 일대, 시천 일대)의 COD가 2.7~3.9로 나왔다는 공사 측 발표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이에 따르면 수도권 주민들에게 수돗물의 원료를 공급하는 팔당 물의 경우 지난해 이 무렵의 COD가 3.8~4였다. 그런데 공사 측 자료대로라면 한강 하류의 물을 받아들이는 아라뱃길의 수질이 팔당 물보다 더 좋았다는 얘기가 돼 상식적으로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공사 측은 "아라뱃길에는 한강물뿐 아니라 인천 앞바다 바닷물도 함께 들어오며, 인천 앞바다의 COD가 2 미만이어서 가능한 일"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결국 이 문제는 누구든 인정할 수 있을 만큼 공신력이 있는 제3의 기관 등을 통해 다시 한 번 정확하게 사실 확인을 하는 것 외에는 해결책이 없는 형편이다. 만약 환경단체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아라뱃길 때문에 이미 인천 앞바다의 오염이 심해지고 있는 것인 만큼 당장 서둘러야 할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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