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의 국가관 논란, 5·16과 유신엔 늘 모호한 입장

이용욱·이지선 기자 2012. 6. 4.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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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국가관 논란에 휘말렸다. 박 전 위원장이 지난 1일 "국가관을 의심받고, 국민들도 불안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돼서는 안된다"며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사퇴를 요구한 게 발단이 됐다.

'박근혜 국가관' 논쟁은 박 전 위원장이 정치의 전면에 등장할 때마다 반복돼왔다. 그가 유력 정치인으로 떠오르면서 5·16과 유신을 놓고 입장 표명을 요구받았기 때문이다. 이때마다 박 전 위원장은 입장 표명을 유보하거나,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서울 반포동 팔래스호텔에서 열린 비례대표 의원 모임 '새누리 약속 지킴이 25인' 첫 회의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 박민규 기자 parkyu@kyunghyang.com

그러다 보니 박 전 위원장이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전 위원장 측은 이를 놓고 "아버지의 일을 딸이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5·16과 유신을 정면으로 응시하지 않는 이유를 댄다.

박근혜 전 위원장의 사고는 결국 '5·16 동조와, 선친인 박정희 대통령 동경'을 중심으로 표출된다. "5·16은 구국 혁명이었다. 유신체제는 역사에 판단을 맡겨야 한다"(2007년 7월19일 당 대선후보 검증 청문회)고 한 게 대표적이다.

이 발언은 두고두고 박 전 위원장의 국가관이나 정치관을 물을 때 등장하고 있다. 유신과 독재, 전체주의의 상징이며 쿠데타인 5·16을 "구국"의 길로 보는 게 박 전 위원장 사고의 기저이기 때문이다.

그는 또 "제가 누구의 딸이냐. 저는 어릴 때부터 대통령이 어떻게 해야 경제를 살릴 수 있는지 직접 보며 자랐다. 한강의 기적을 이룬 아버지 못지않게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들겠다"(2007년 8월6일 경남 창원 대선후보 합동연설회)고도 했다.

정치 초년병 시절엔 개인적 감정을 드러냈다. 1999년 6월 '박정희 기념관'에 대해 김영삼 전 대통령이 비난 발언을 하고, 한나라당이 이를 묵인하는 듯한 논평을 내자 당 부총재직을 사퇴했다. "국민에게 표를 호소할 때는 박 전 대통령 재평가를 언급하며 그 뜻을 받들어 나가는 것처럼 했다가 정작 이에 대한 분명한 당의 입장을 요구한 데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당대표 등을 맡으면서 말수는 대폭 줄었지만, 기조는 그대로였다. 2004년 7월 천막당사 시절 대표 때 "시대마다 리더십은 다른 것"이라면서도 "예나 지금이나 리더십의 핵은 자기 개인을 위해 하는 것을 버리고 오로지 국익을 생각하는 것"이라고 했다.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과거사 바로 세우기'를 한다며 박 전 대통령을 문제 삼자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돌아가신 분과 싸우겠다는 것이냐"고 했다.

특히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국가보안법 개폐, 과거사 조사 등을 추진하자 "국가정체성을 훼손하고 애국세력을 부정하는 일이 연달아 벌어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최근 태도도 달라진 것은 없다. 지난 2월21일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도서관 개관식에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모두가 골고루 잘사는 나라를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런 정신(아버지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부산 방문 때 "산업화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은 분들께 사과를 드린다"고 했지만, 쿠데타·유신은 언급하지 않았다.

< 이용욱·이지선 기자 woody@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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