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9호선 사과하라".. 서울시, 입장 급변
서울 지하철 9호선 요금 인상을 둘러싸고 서울시 가 사업자에게 사과를 요구하면서 강공(强攻)을 펼치기 시작했다. 17일 요금 인상안을 공표한 사업자에게 "과태료 1000만원을 부과하겠다"고 통보하고, "자꾸 이러면 사업자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반응은 "협상보다는 사과가 먼저다. 강력하게 대처하라"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방침에 따른 것이다.
서울시와 사업자 서울시메트로 9호선㈜가 벌이는 공방은 '최소수입보장(Minimum Revenue Guarantee)'이란 민자(民資)사업의 복잡한 계약 방식에 대한 논란에, 정치적 셈법이 결합되면서 확대되는 양상이다. '최소수입보장'이란 민간 투자자의 손실을 정부가 보전해 주는 계약을 말한다. 민간 사업자가 당연히 짊어져야할 투자 리스크를 국민이 세금으로 부담한다는 점에서 이 방식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하철 9호선의 경우 이 계약이 2005년 이명박 서울 시장 당시 이뤄진 점도 갈등을 키우는 요소다. 9호선이 지나는 지역 민주통합당 국회의원 당선자들은 이날 "요금폭탄 사태를 초래한 이명박 대통령과 오세훈 전 시장은 국민들에게 즉각 사과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2005년 5월부터 2009년 7월까지 진행된 지하철 9호선 공사엔 총 사업비 3조4580억원이 투입됐다. 이 가운데 민간 투자자가 5631억원을 댔다. 민자사업자를 배제했다면 결국 국민 세금으로 메워졌어야할 부분이다.
지하철 9호선의 '최소수입보장' 조건은 지하철 개통후 15년까지 정부가 수입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개통 초기 5년간은 예상 운임수입의 90%, 6~10년은 80%, 11~15년은 70%를 보장한다. 실제 운임수입이 예상 운임수입을 밑돌면 차액을 사업자에게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이와 함께 30년 동안 매출 대비 연 평균 8.9% 이익률을 보장한다는 조건도 추가됐다. 이런 수익률을 내기 위해 매년 요금을 올릴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가 맺은 협약에 따르면 2009년 예상 요금은 1264원, 2010년 1307원이었다. 하지만 서울시는 9호선 개통 당시 다른 지하철과 동일한 900원으로 요금을 산정했다. 다른 지하철(1~8호선)과 형평성을 맞춘다는 이유로 요금 인상을 억제했기 때문이다.
당초 약속한 이익을 챙기지 못한 메트로9호선은 계속 요금 인상을 주장하다 이번에는 시와 정면으로 충돌한 것이다.
서울시는 "지하철 9호선의 경우 일반적인 민자사업 수익률 5~6%보다 너무 높다"고 주장했다. 반면 당시 협상에 관여했던 시 관계자는 "민자를 유치하기 위해서 뭔가 당근을 줘야했기 때문에 그 때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고 전했다.
시는 2009년 7월 9호선 개통 이후 메트로9호선에 2년간 470억원을 적자보전금으로 내줬다. 올해는 양측이 390억원(서울시)과 511억원(사업자)을 내세우며 옥신각신하고 있다.
9호선 대주주가 이명박 시장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현대로템, 현대건설, 맥쿼리한국투융자인프라회사라는 점도 갈등을 키우고 있다. 이 시장이 현대그룹 출신이고, 맥쿼리에는 이 시장 조카가 2008년까지 근무했다. 메트로9호선 측은 "협약이 법적 효력을 갖고 있어 꿀릴 게 없다"는 태도다. 반면 서울시는 "요금을 올리면 시민들 원성이 커질 테고, 결국 9호선 측이 불리하다"고 자신한다. 여론전으로 몰고가겠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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