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대생 250여명 부재자 투표용지 폐기 뒤늦게 '들통'"
[오마이뉴스 윤성효 기자]부산의 한 대학 학과 학생회장이 4?11총선을 앞두고 학생들 모르게 임의로 부재자 신고를 해서 투표용지를 일괄적으로 받았다가 폐기해버려 상당수 학생들이 투표를 못하게 되었다. 투표를 못하게 된 학생 숫자가 250여 명에 이른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민주통합당 박재호 후보(부산남구을) 선거사무소는 11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는 부산 부경대학교 이미지시스템공학과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이같은 사실은 부경대 이미지시스템공학과 학생들이 11일 투표하러갔다가 부재자 신고됐다는 사실을 알면서 확인되었다. 부경대 이미지시스템공학과 재학생 김아무개(29)씨는 이날 오전 9시경 투표소에 갔는데, 부재자 신고자로 되어 있었다는 것.
김씨는 자신도 모르게 이미 부재자 신고를 했던 것으로 나타나 있었고, 이에 그는 투표를 하지 못하고 돌아왔다. 김씨는 같은과 다른 학생한테 전화를 해서 자신과 같은 이유로 투표를 못한 학생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이를 박재호 후보 사무소에 제보했다.
김아무개씨는 투표일이 되어 학과 학생회장 김아무개씨한테 받은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확인했다. 학생회장은 지난 9일 학생들한테 문자 메시지를 보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안녕하십니까? 이미지시스템공학과 학생회장 김??입니다. 다름이 아니고 여러분들께 문자를 보내는 이유가. 이번 학교에서 부재자투표소 설치를 위해서 제가 임의대로 여러분을 신청을 해버렸습니다. 그래서 학과사무실에 투표용지가 왔는데 그게 학과사무실에서 폐기를 해버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이번 총선선거를 못하시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더 죄송하다는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정말 여러분의 의견도 없이 막무가내로 신청드려서 선거에 참여를 못하시게 된 점 다시 한번 더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후 문제가 되는 점이 있으시면 이 번호로 연락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더 말씀드리지만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학과 학생회장이 보낸 문자 메시지에 의하면, 그는 임의로 부재자 신고를 했고, 학과사무실에 투표용지가 왔는데 폐기해버린 것이다.
만약, 부재자 투표를 신청하고 부재자 투표 기간에 투표를 하지 못했을 경우 일반 투표일에 부재자 투표용지와 회송용 봉투를 가지고 투표소에 가면 정상적인 투표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학과사무실에서 투표용지가 통째로 폐기됐기 때문에 해당 학생들은 투표가 불가능하게 됐다.
박재호 후보 사무소는 "학생 투표율을 낮추기 위한 계획적인 범죄 가능성이 높다. 250여 명으로 추정되는 학생 유권자들이 투표를 못하게 되었다"며 "부재자 신고자의 확인도 없이 신고가 가능한지, 어떻게 해서 일괄적으로 투표용지가 전달되었는지 따져봐야 하며, 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 관리에 큰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박 후보 측은 자체 조사단을 구성해 조사에 나섰으며, 경찰에 고발조치했다. 박 후보 측은 "학생회장이 같은 과 학생들에게 폐기처분되었다고 밝혔지만, 본인 모르게 부재자 신고가 되었기 때문에 대리투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 대리투표 여부도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경대 이미지시스템공학과 학생회장인 김아무개씨는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숫자는 정확히 모르겠다. 지금은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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