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원춘 그 인간 때문에.. 한국인들 시선 따가워"

입력 2012. 4. 9. 19:17 수정 2012. 4. 10.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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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구 가산동 '중국동포 밀집지역' 표정
한국인들과 골 깊어져 냉랭.. 오가는 사람 없어 거리 한산
동포들 10여명 사랑방 모여 "애꿎은 동포들만 욕 먹어"

[세계일보]"중국에서였다면 그 사람은 당연히 사형입니다. 피해 여성 기사를 읽고 가슴이 아픕니다."(중국동포 A씨)

"한국인들이 중국동포 거주지를 집단 습격하기야 하겠어요? 그래도 움츠러드는 건 사실이에요."(〃 B씨)

9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위치한 '가리봉 시장'의 중국동포 가게 밀집지역은 대낮이었지만 오가는 사람이 적어 한산했다.박영준 기자

9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중국동포 밀집지역의 한 주택 사랑방에서는 중국동포 10여 명이 모여 최근 발생한 20대 여성 토막살해와 관련해 살인마 오원춘을 성토했다.

그들은 이름을 입에 담기조차 싫은 듯 '그 인간'이라고만 표현했다. 때로는 격하게 오원춘을 비난하느라 말을 더듬거렸다. 하지만 자신들이 '대신 빚을 갚아야 하느냐'는 억울함도 묻어 있는 듯했다. 1만9000여명으로 추산되는 이 지역 중국동포들은 그렇게 불안에 떨고 있었다.

중국동포 C씨는 "그 사람은 백번 죽어 마땅하다. 중국동포가 그런 일을 한 건 사실이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이 나쁘게 말해도 어쩔 수 없다"면서 "그런 인간 때문에 중국동포들이 욕을 먹는다"고 말했다. 다른 중국동포 D씨는 "중국이란 나라가 워낙 넓기 때문에 상식 밖의 사람이 있게 마련"이라면서 "이런 일로 애꿎은 중국동포들이 욕먹고 있다"고 거들었다.

중국동포들은 "설마 한국인들이 우리에게 분풀이를 하겠느냐"고 반문했지만, 이곳 중국동포 시장은 행인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수십 개 건물이 밀집된 사이로 난 시장길로 간혹 한두 명의 행인이 걸음을 재촉할 뿐 왠지 모를 우울한 분위기가 이곳을 감싸고 돌았다. 여행사 운영자인 중국동포 권모(42)씨는 "중국 내에서도 시골 등지에서 못 배운 사람들이 한국에 오다 보니 난폭하고 과격한 경우가 많다"면서 "그 인간은 우리 입장에서도 정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동포에 밀려 점차 외곽으로 밀려나는 내국인들은 이번 사건을 그냥 덮어놓고 갈 수 없는 듯 보였다. 중국동포를 상대로 장사를 하는 백모(40)씨는 대뜸 "중국동포는 전부 포악한 깡패나 다름없다"고 성토했다. 백씨는 "중국동포들끼리 흉기를 휘두르는 것은 예사"라면서 "얼마 전에도 한 명이 흉기를 피해 달아나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 오모(43)씨는 "중국동포들 때문에 밤길이 너무 무섭다"면서 "아내한테 밤길 무서우니 조심하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조윤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저임금 근로자들인 중국동포들과 국내 중산층 사이에 지속적으로 문화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면서 "무턱대고 중국동포에 대한 증오심을 갖기보다 이들을 포용하면서 질서를 잡아주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준·박영준 기자 hjun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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