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원 살해사건 피해자 비명소리 듣고도.. 경찰이 먼저 전화 끊었다
수원 20대 여성 납치 살해사건 피해자 ㄱ씨(28)의 신고전화를 받는 과정에서 경기경찰청 112통합신고센터 직원이 전화를 먼저 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경찰청은 당초 범인 오모씨(42·중국교포)가 뒤늦게 눈치를 채고 전화기를 껐다고 발표했었다. 경찰 수사 결과 발표도 거짓말로 드러난 셈이다.
경찰청 감찰팀은 경기경찰청 112신고센터의 신고전화 녹음파일을 정밀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조사 결과 경기경찰청이 언론에 공개한 7분36초 분량의 녹음파일 속에 112신고센터 직원이 먼저 전화를 끊는 새로운 상황이 담겨 있었다.
당초 경기경찰청은 녹음파일에 ㄱ씨가 "성폭행당하고 있어요"라고 신고해와 112신고센터 직원과 1분20초 동안 통화하는 내용만 공개했었다.
경기경찰청은 이후 화장실에 갔던 범인 오씨가 방 안으로 들어오면서 ㄱ씨가 휴대전화를 바닥에 떨어뜨렸지만 꺼지지 않아 그 이후 상황이 녹음된 6분16초짜리 대목이 담긴 내용을 추가로 공개했다. 경찰은 휴대전화를 통해 범인 오씨가 폭행하고 청테이프로 결박하는 소리, ㄱ씨가 애원하는 소리가 대부분이었다고만 밝혔다.
그러나 경찰청 감사팀이 녹음파일을 받아 전체를 정밀 분석한 결과 파일에 112신고센터 직원이 "에이 끊어버리자"고 말한 뒤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는 것을 확인했다. 결국 경찰이 신고전화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먼저 전화를 끊는 바람에 더 이상 위치추적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경찰청 감사팀은 "끊어버리자"는 지령실 직원의 발언을 녹음파일 가운데 알아듣기 힘든 음성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 대목을 증폭기를 사용해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그냥 들어서는 확인이 잘 안돼 증폭기를 이용해 볼륨을 최대한 키운 뒤 반복적으로 분석한 결과 파일을 찾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끊어버리자"고 말한 뒤 ㄱ씨의 신고전화를 끊은 112신고센터 직원이 누구인지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이 직원의 신원이 확인되면 사법처리할 계획이다.
경찰은 그동안 '추가 녹음파일이 더 있을 수 있다'는 언론의 계속된 의혹 제기에도 불구하고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청 감찰팀은 112신고센터 직원들이 이 같은 녹음파일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날 경우 문책받을 것을 우려해 문제가 된 음성파일을 고의로 삭제했는지 여부도 조사 중이다.
<류인하·백인성 기자 fxm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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