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탱크 배수밸브 열려있었다"
지난 19일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에서 300톤의 방사능 오염수가 유출될 당시 저장 탱크의 배수 밸브가 열려 있었다고 23일 도쿄신문이 보도했다. 도쿄신문은 오염수 유출이 의심되는 지상 탱크가 2개 더 있다고 보도했다. BBC는 이날 "(후쿠시마 상황은) 알려진 사실보다 훨씬 더 심각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며 "건강에 대한 새로운 위협도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 오염수 누출 사고…"人災였다"
도쿄신문은 이날 후쿠시마 제1원전의 탱크에서 오염수 300톤이 유출된 이유가 "당시 물을 막기 위해 도쿄전력이 설치한 콘크리트 차단벽의 배수 밸브가 모두 열려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누수가 발생한 탱크 주변에는 모두 26개의 탱크가 있었다. 도쿄전력은 이 주변을 콘크리트로 차단하고 24개의 배수 밸브를 설치했다. 오염수가 새지 않기 위해 차단벽을 설치한 것. 하지만 비가 내리면서 차단벽 내에 빗물이 차오르면 누수를 발견하기 어려워 이날 밸브를 연 상태로 빗물이 빠지게 했다. 결국 누출 오염수가 밸브를 타고 쉽게 흘러나왔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시설 관리자의 실책이었다는 얘기다.
도쿄전력은 하수구를 향해 오염수가 흐른 흔적을 발견했고, 오염된 물이 토사와 함께 흐른 점도 확인했다고 전했다. 하수구 주변의 방사선량은 시간당 6밀리시버트였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6밀리시버트는 X레이 촬영 한번에 해당하는 방사선량이다.
◆ "오염수 누출 탱크 2개 더 있을 것"
도쿄신문은 누수가 발견된 탱크 이외에도 오염수 유출이 의심되는 탱크가 2개 더 있다고 전했다. 도쿄전력은 누출 사고를 일으킨 것과 같은 탱크 300여개를 22일 점검한 결과, 다른 탱크 2개의 하단에서 시간당 70~100밀리시버트의 방사선량이 측정됐다고 밝혔다. 이 정도 방사선에 한 시간 이상 노출되면 암 발생률이 오르는 수준이라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탱크 2기 주위에 웅덩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탱크 내의 수위가 낮아진 점도 찾아볼 수 없었고, 외형상 누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바닥 부근에 수압이 몰리는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샜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쿄전력은 문제가 된 탱크 2기 주변의 오염물 제거 작업을 실시하고, 누수 원인을 면밀히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日 정부 발표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
BBC는 이날 원전 전문가들을 인터뷰하고 "후쿠시마 사태가 일본 당국이 발표한 것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프랑스와 독일 정부 자문관으로 일했던 원전 전문가 마이클 슈나이더는 "오염수는 이미 사방으로 퍼졌을 것"이라며 "정확한 방사능 오염 수치조차 파악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우즈홀 해양학연구소의 수석 연구원인 켄 뷰슬러 박사는 BBC에 "현재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바다에 미칠 잠재적인 위험에 비하면 체르노빌은 한 주간 이어진 폭발 화재 사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미 2011년부터 누수가 있다고 말해왔다"면서 "이만큼의 오염수를 가둘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뷰슬러 박사는 오염수가 지하수나 강, 바다로 흘러들어 간다면 탱크를 몇 개나 설치하든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과학자들은 이번 사태는 새로운 건강 위협 문제도 제기한다고 BBC는 전했다. 오염수에 있는 세슘의 동위원소인 스트론늄 90이 이동성이 높기 때문이다. 뷰슬러 박사는 "스트론늄 90은 암석을 뚫고 지하수로 흘러들었을 가능성이 크다"며 "해양 생물체에 이런 물질들이 누적되면 결국 건강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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