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원전 오염수 누출, 차단보 밸브 열어둔 탓

2013. 8. 2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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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빗물 빼낸다는 이유로 개방

'어처구니없는 인재' 비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19일 발견된 오염수 유출 사고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된 것은 도쿄전력의 어처구니없는 관리 실수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도쿄신문>은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원전에서 발생하는 방사능 오염수를 저장하는 지상탱크 주변에 오염수 유출에 대비한 콘크리트 차단보를 설치했지만, 이번 사고가 발생했을 땐 차단보의 배수 밸브가 모두 열려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300t의 오염수 유출이 확인된 지점에는 1000t의 오염수를 저장하는 26개의 저장 탱크가 모여 있다. 이들을 감싸는 차단보에는 고인 빗물을 빼낼 24개의 밸브가 설치돼 있었다. 그러나 도쿄전력은 사고 당시 배수 밸브를 모두 열어 놓고 있었다. 그 탓에 오염수는 콘크리트 차단보와 토양 사이에 매설된 1m 두께의 모래주머니 층을 통과해 토양을 오염시킨 뒤 다시 근처에 설치된 배수구를 통해 바다로 흘러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원자력규제위원회의 후케타 도요시 위원은 "차단보는 대체 무엇을 위해 만들었나. 빗물인 것을 확인한 뒤에 밸브를 여는 게 사리에 맞는 일처리"라며 도쿄전력의 관리 실수를 강하게 질타했다.

21일 저녁 열린 원자력규제위 회의에서는 도쿄전력이 오염수의 수위를 오랫동안 측정하지 않았으리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규제위 관계자가 20일 탱크의 수위를 측정해 보니 6시간 동안 수위가 5㎝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단순 계산하면 오염수 유출이 15일 전부터 시작됐으며, 이 기간에 도쿄전력이 오염수 수위를 점검하지 않았으리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오염수 처리 문제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사후 처리 과정에서 가장 해결하기 힘든 난제로 꼽히고 있다. 파괴된 원자로 안으로 날마다 400t의 지하수가 유입되고 있고, 도쿄전력에서 핵연료를 냉각하려고 다시 400t의 물을 주입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이 오염수를 빼내 방사능 성분과 염분을 제거한 뒤 길이 3㎞에 이르는 배관을 통해 정화된 물을 다시 원자로 냉각에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오염수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자 급한 대로 원전 부지 안에 오염수 저장 탱크를 계속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그렇게 설치된 저장 탱크가 무려 1060기에 이른다. 2016년까지 추가로 0.8㎢를 설치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사고로 지상 저장탱크의 안정성에 의문이 제기돼 그동안 도쿄전력이 추진해온 오염수 대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산케이신문>은 "원자력규제위가 아직 유출 부위를 발견하지 못해 사고 원인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고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1일 "국제원자력기구의 전문가들이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며 이번 사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현재 이 오염수 유출 사고에 대한 원전 사고 국제평가기준(INES)에 따른 평가는 중대한 이상 상태를 뜻하는 3등급이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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