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바닥에 21m 협곡이..붕괴설 보 현장 가보니

황선윤 입력 2012. 2. 17. 00:39 수정 2012. 2. 1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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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함안보 앞까지 전진

창녕함안보의 가동보에서 117m 떨어진 하류에는 토사가 씻겨 나가 강바닥이 파이는 세굴(洗掘)현상으로 거대한 협곡(웅덩이·점선)이 생긴 것으로 조사됐다. 협곡은 깊이 21m에 길이 400m, 너비 180m나 된다. 13일 오후 경남 창녕군 길곡면의 창녕함안보. 차가운 바람이 불고 날씨마저 흐린 탓인지 보 안내소에는 방문객을 찾아보기 어렵다. 보 위의 도로에만 덤프트럭 등 10여 대의 차량과 인부들이 오갈 뿐이다. 다리 아래에서는 강물이 가동보를 넘어 굉음을 내며 하류로 떨어지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창녕함안보다. 이 보는 6월 말 완공 예정이지만 예상치 않은 문제점이 곳곳에서 발생해 보완공사가 한창이다. 우려는 가동보(보의 높낮이가 조정되는 부분)에서 117m 떨어진 하류에 토사가 씻겨 나가 강바닥이 파이는 세굴(洗掘) 현상으로 거대한 협곡(웅덩이)이 생겼다는 점이다.

협곡은 강바닥에서 깊이 21m에 길이 400m, 너비 180m 규모다. 지난해 8월 첫 발견 이후 보 상류 쪽으로 40m쯤 진전됐다. 한국수자원공사(수자공) 조사결과 세굴 현상은 보 보호를 위해 바위·돌로 만든 하상유지시설(바닥보호시설)까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낙동강지키기 경남본부, 생명의강 연구단 등 4대 강 사업에 반대해 온 단체가 위험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12일 기자회견을 열어 "보가 붕괴위험에 처해 있다"며 "민관 합동 조사단을 구성해 정밀 안전진단과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세굴 현상이 진행돼 하상유지시설이 파손되고 보 밑부분까지 깎여 들어가면 보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바짝 마른 물고기 길

창녕함안보의 어도(魚道)는 관리수위 5m에 맞게 설치돼 수위 5m 이하에서는 무용지물이 된다. 이를 입증하듯 수위 3.8m를 유지한 13일 어도(좌안)가 바짝 말라 있다. 낙동강지키기 경남본부는 16일에도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관합동조사단 구성 등을 재차 촉구했다. 박창근(51·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생명의 강 연구단장은 "자체 조사결과 하상유지시설 10여m 안까지 세굴 현상이 확대돼 하상유지공이 유실되거나 주저앉은 것 같다"고 말했다.

 수자공은 보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김영우 창녕함안보 사업소장은 "보는 대형 콘크리트 말뚝(지름 1.5m, 3400개)이 암반에 1m 깊이로 박힌 기초 위에 건설돼 있고, 이 기초 둘레에 물막이 강판 파일이 박혀 있어 영향을 받을 염려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자공은 협곡의 진행을 막기로 했다. 오는 25일부터 3월 말까지 15억원을 들여 너비 200m, 길이 70m, 두께 50㎝인 섬유매트에 시멘트 모르타르를 집어넣어 협곡 경사면에 깐다는 것이다.

 보 양쪽에 설치된 어도(물고기 길)에도 문제가 있다. 관리 수위 5m에 맞게 설계돼 수위 5m 이하에서는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이를 입증하듯 수위가 3.8m를 유지한 13일 어도 두 곳은 물이 없어 바짝 말라 있었다. 수자공은 보 왼쪽 어도를 수위 4m에도 정상 기능을 할 수 있게 3억원을 들여 3월까지 어도 구조를 가동보 형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조립식인 오른쪽 어도는 시설 보강 없이 수위에 맞게 그때그때 조절하기로 했다.

 수자공은 보 앞의 강바닥 침식을 막기 위해 이달 말까지 2억원을 들여 보 앞쪽 너비 10m인 하상유지시설을 20m로 확대하는 공사도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고정보 콘크리트 벽면의 미세한 누수현상을 막는 보수공사(발포우레탄 주입)도 했다. 인근 주민 신용원(59)씨는 "언론 보도를 본 주민들이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창녕함안보=창녕군 길곡면 증산리~함안군 칠북면 봉촌리 사이 낙동강에 건설됐다. 보 길이 549m(수문 3개인 가동보 140m, 고정보 409m)로 소수력발전소가 함께 건설된다. 사실상 공사가 마무리된 지난해 10월 29일 개방됐다. 사업비는 1100억원이었다.

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황선윤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hsy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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