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죽이고..학업 스트레스가 부른 극단적 선택

홍영선 2012. 2. 1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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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자살 잇따라..학부모 과도한 교육열-경쟁심리 때문

[CBS 홍영선 기자]

중고생들의 학업 스트레스가 도를 넘어 죽음을 부르고 있다.

최근 중고등학생들이 학업 부담 등을 호소하며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학부모의 과도한 교육열과 경쟁에 대한 압박이 도를 넘어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고 한 목소리로 지적했다.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아파트 7층에서 고등학생 1학년 A(16)군이 뛰어내려 숨졌다. A군의 컴퓨터에는 유서로 추정되는 "공부가 어렵다. 학원 다니기가 힘들다"는 내용의 글이 발견됐다.

A군은 성적도 우수했고 수학을 잘해 수학경시대회에서 상도 여러번 탔지만 2학년 진학을 앞두고 공부에 대한 부담을 호소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비슷한 일은 지난해 말에도 있었다. 지난해 12월 강남구 모 고등학교 1학년 B군이 자신의 집 근처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진 채로 발견됐다.

강북 지역 학교에 다니다 전학을 왔던 B군은 투신 당시 기말고사를 앞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말 광주에서는 성적 문제를 고민하던 중학생이 아파트 계단 난간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광주 모 중학교에 다니는 C(14)군은 자신의 방 벽에 명문대 정문 앞에서 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을 걸어놓고 공부해왔으며 부모로부터 상위권 성적에 대한 압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자살 뿐 아니라 학업에 대한 부담감으로 어머니를 살해하는 충격적 사건도 있었다.

지난 해 11월 고3수험생인 D(18)군은 '전국 1등'을 강요한 어머니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D군은 경찰 조사에서 어머니는 서울대 법대를 가야한다는 말을 반복하며 성적이 떨어질 경우 체벌은 물론 밥을 안 주거나 잠을 못자게 했다고 진술했다.

전문가들은 학부모들의 과열된 경쟁 심리가 잇단 자살과 살인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강남 위(Wee)센터 김희대 실장은 가정에서 부모가 과도한 기대와 성적에 대한 압박을 주는 반면 정서적, 심리적으로 아이들을 돌보는 기능이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이 같은 원인을 분석했다.

특히 김 실장은 "강남 등 A학군의 학부모들은 과거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높은 사회적 지위에 오른 분들"이라면서 "자신의 아이들에게 더 좋은 조건 속에서 더 높은 기대를 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심리적 부담으로 전가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의진 연세대 의대 정신과 교수는 중고등 학생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 정신 건강과 관련된 문제라고 짚었다.

신 교수는 "지금 중고등학생 학부모들은 IMF를 겪으면서 높아진 불안감과 치열한 결쟁 속에서 살았다"면서 "아이들의 정신 건강은 뇌 발달이 빠른 어린 시절에 형성되는데 그때부터 제대로 된 돌봄을 느끼지 못했다가 사춘기로 접어들며 학업 스트레스와 더불어 폭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청소년 상담원에 따르면 2010년 상담 통계 총 2,985명 중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는 학생이 405명이었고 이 가운데 고등학생은 절반이 넘었다.ho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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