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없이 끝난 시리아 2차 평화회담.. 머나먼 내전 종식
시리아 내전 종식을 위해 지난 10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2차 평화회담이 성과 없이 종료됐다. 정치적 해법이 사라질 위기 속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각각 반군과 정부군에 무기를 제공할 움직임이 포착돼 내전 확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리아 반군과 정부측은 평화회담 내내 평행선을 달리다 결국 지난 15일 최종회담을 끝으로 회담을 끝냈다. 3차 회담 개최에는 양측 모두 원칙적으로 동의했지만 시리아 정부측이 과도정부 구성을 안건으로 올리는 것을 거부하고 있어 실제로 열릴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16일 성명을 통해 "시리아 정부가 평화회담을 막다른 골목에 이르게 했다"고 비난하면서 "제네바 협상은 계속 이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반군 측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지난 3년간 수십 만명의 사상자를 낸 내전에 책임이 있는 만큼 그가 과도정부 구성과 함께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알 아사드 대통령은 차기 대선출마도 고집하면서 오히려 평화회담의 전제 조건으로 반군의 테러 행위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알아사드 정권을 회담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전방위로 압박할 태세다. 케리 장관은 평화회담이 결렬된 다음 날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했다. 아랍에미리트는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함께 시리아 반군을 지지하는 걸프국가 중 하나다. 케리는 이 자리에서 "알 아사드 정권이 자국 시민들을 상대로 끔찍한 테러를 저지르고 그들을 기아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며 "평화회담 재개 때까지 시리아내 자산 압류 등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군을 지지하는 다른 국가들도 이런 흐름에 가세하고 있다. 최근 반군에 무기를 제공하기로 한 사우디의 중국제 개인 방공화기와 러시아제 대탱크 미사일 등이 시리아 인접 터키와 요르단에 도착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무기 지원으로 반군이 다마스쿠스를 수복하면 알 아사드 정권이 3차 평화회담에서 과도정부 수립안을 받아들이도록 압박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상황이 녹록하지 만은 않다. 알 아사드 정권의 지배력은 시리아 내에서 점점 커지고 있는 반면 반군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과 갈등 등으로 사분오열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러시아와 이란이 알 아사드 정권을 돕기 위해 최근 군수물자를 지속적으로 지원해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회담 동안 정부군과 반군은 인도주의적 휴전을 선언했으나 이제는 상황이 일촉즉발이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에 따르면 지난 3년 간 내전으로 약 14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유엔은 시리아 상황이 악화해 사망자 파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지난달부터 집계를 중단한 상태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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