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은 2030년 우리 생활을 얼마나 바꿀까

입력 2016. 9. 1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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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곽노필의 미래창]
‘인공지능 100년’팀 첫 보고서
자율주행 운송수단 일반화 등
8개 영역에 걸친 변화상 예측

슬로바키아 스타트업 업체인 ‘에어로모빌'이 2015년 공개한 플라잉카 ‘에어로모빌 3.0'의 모형. 에어로모빌 제공

인공지능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좋고 싫음이 극명하게 갈리는 기술 가운데 하나다. 한쪽에서는 인간 한계를 뛰어넘게 해줄 구원의 기술로, 반대편에선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치명적 기술로 받아들인다.

전자엔 구글에서 인공지능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레이 커즈와일이 있다. 그는 갈수록 컴퓨터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2045년이면 전 인류의 지능을 능가하는 초지능이 탄생해 인간을 불멸의 세계로 이끌 것이라고 주장한다. 후자의 대표 주자는 영국의 우주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다. 그는 “완전한 인공지능의 개발이 인류의 종말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세계 유명 인사들이 인공지능에 대한 경고를 쏟아내던 2014년 가을 ‘인공지능 100년 연구’(AI100)라는 이름의 거창한 연구단이 출범했다. 앞으로 100년에 걸쳐 인공지능 기술이 어떻게 발전하고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지속적으로 살펴보겠다는 프로젝트다. 미 스탠퍼드대가 나서서 대장정을 시작했다.

17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패널들이 출범 약 2년만에 첫 보고서를 냈다. 인공지능 기술 발전이 2030년 보통의 북미 도시에 거주하는 시민의 생활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를 염두에 두고 작성했다고 한다. 2030년은 인공지능이 인간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커즈와일이 예측한 시점이기도 하다.

보고서가 인공지능을 대하는 관점은 매우 우호적이다. 보고서는 인공지능 디스토피아를 걱정하는 사람들을 향해 “스스로 장기적인 목표와 의도를 갖고 작동하는 기계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가까운 미래에 개발될 것 같지도 않다. 대신 2030년까지 사회와 경제에 유용한 쓰임새가 늘어날 것이다.”라고 응수한다. 다만 인공지능이 인간 노동을 확장하거나 대체함에 따라 사회의 기존 틀을 깰 것이라는 점은 인정한다. 보고서는 따라서 둘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인공지능에 대한 두려움과 의심을 앞세우면 인공지능 발전의 발목을 잡고, 결국 인공지능 기술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해치게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여기엔 인공지능은 이미 규제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패널들은 운송 교육 등 8개 영역에 걸쳐 미래 인공지능의 발전 양상과 영향을 살펴봤다. pixabay.com

52쪽의 보고서는 8개 영역에 대한 분석 결과를 담고 있다. 패널들의 눈에 가장 먼저 꽂힌 것은 인공지능 운송수단이다. 보고서는 자율주행 운송수단이 곧 대중화할 것이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통해 물리적 형체의 인공지능을 처음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리고 이 경험이 인공지능에 대한 인식을 좌우하게 될 것으로 보았다.

자율주행차는 생활을 어떻게 바꿀까? 보고서는 차 스스로 사람보다 더 우수한 운전 능력을 갖추게 되면서 사람들은 차를 소유하려 하지 않을 것이며, 굳이 사무실에서 가까운 곳에서 살려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도시 생활 기준으로 하루 50분의 운전 시간을 자기 시간으로 만들 수 있다. 자율주행 승용차와 트럭, 무인항공 택배 등이 출퇴근과 업무, 쇼핑 방식을 크게 바꿀 것이다. 보고서는 플라잉카와 개인용 로봇의 등장도 예상했다. 그러나 육·해·공을 누비고 다니는 드론 같은 전혀 다른 교통수단의 출현엔 부정적이었다.

홈 서비스 영역에선 짐을 운반하고 사무실을 청소하고 보안을 담당하는 전문 로봇의 등장을 예견했다. 2025년쯤에는 로봇팔 도우미를 가정에서도 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보건 영역에선 인공지능 기반 제품과 서비스들이 몇 년 내에 수백만명의 삶의 질을 개선시켜 줄 것으로 기대했다. 교육 영역에선 인공지능에 의한 개인 맞춤형 교육이 부상하고, 온라인 교육이 정규교육 과정에 편입될 것으로 예견했다.

공공 안전·보안 영역에서 인공지능 활약이 가장 기대되는 분야로는 신용카드 사기 같은 화이트칼라 범죄 추적이 꼽혔다. 이를 비롯해 2030년에는 감시용 카메라와 드론, 예측 기반 치안유지활동에 대한 의존도가 크게 높아진다. 이는 무고한 시민들에 대한 사찰 논란을 부를 수도 있다. 하지만 잘만 활용하면 인공지능은 인간의 편향성을 피할 수 있게 해준다.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선 인공지능 덕택에 참여적, 개인적, 쌍방향적인 미디어가 꽃피운다. 다양한 도구와 앱들이 고품질 음악이나 댄스 등의 콘텐츠를 손쉽게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고용 영역에선 인공지능이 가까운 미래에는 ‘일자리’보다 ‘일’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인공지능이 어떤 일자리를 없앨지는 비교적 분명하지만, 어떤 새 일자리를 만들어낼지는 짚어내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또 인간 노동의 비중이 떨어짐에 따라 노동에 대한 반대급부만으로는 적절한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이에는 경제적 대응보다 정치적 대응이 필요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보고서는 단기적으론 재교육과 훈련을, 장기적으론 기본소득 보장 등의 사회안전망을 진화시켜가라고 제안한다.

인공지능의 성공 여부는 인간의 삶에 얼마나 기여하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의 삶과 사회를 더 풍요롭게 하는 방향으로 인공지능을 어떻게 잘 조종해 나갈지 토론이 시급하다고 보고서는 강조한다 인공지능의 미래는 사람에 달려 있다는 얘기다. 인공지능의 탄생을 138억년 우주 역사에서 우주와 생명의 탄생에 버금가는 대사건으로 꼽는 인공지능 과학자도 있다. 인공지능이 앞으로 인류사회에 끼칠 영향력이 그만큼 엄청나다는 걸 얘기하고자 한 비유다. 인공지능100년 연구도 비슷한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연구단은 앞으로 5년마다 연구 보고서를 낼 계획이다. 5년 후 보고서에선 인공지능이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까?

▶곽노필의 미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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