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출근 후 청소'..정부청사 침입사건, 환경미화원에 '불똥'
입주 직원·환경미화원 "효율 낮고 불편하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정부서울청사에 근무하는 A과장은 11일 월요일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오전 7시쯤 도착해 사무실을 둘러보고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쓰레기통이 가득 차있고, 바닥에도 여기저기 지저분하게 쓰레기가 떨어져 있었다.
A과장은 먼저 출근한 주위 직원들에게 물어보고서야 사정을 파악했다.
최근 정부서울청사 무단 침입사건 수사 결과 사무실 도어록(전자식 잠금장치) 옆에 비밀번호가 쓰인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자 행정자치부가 비밀번호를 모두 지우고 청소시간대도 변경했다는 것이다.
종전에는 입주기관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 오전 6시 무렵 용역직원들이 도어록 옆 비밀번호를 이용해 문을 열고 들어가 청소를 시작했다.
출근행렬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8시 무렵에는 사무실 청소작업이 대부분 끝났다. 직원들은 쾌적한 환경에서 하루 근무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이번 침입사건 이후 행자부 정부청사관리소는 비밀번호를 지우게 하고는, 일찍 출근한 직원들이 문을 열어 놓은 오전 8시부터 청소를 시작하도록 했다.
용역직원들은 정부청사관리소의 방침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잘 알지만, 직원들이 출근한 상태로 청소하니 시간이 더 걸리고 능률도 오르지 않아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청사에서 만난 여성 청소용역직원 B씨는 "오전 6시에 일을 시작하면 오후 4시면 퇴근해 저녁식사를 챙길 수 있었는데, 작업시간 변경으로 이제 집안일은 아예 못할 것 같다"며 푸념했다.
청소용역직원들은 50대 이상 어머니들이 많아 대체로 이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과장은 "보안을 철저히 하는 민간기업도 청소는 업무 시작 전에 끝내도록 하는 게 일반적"이라면서 "행자부가 더 효율적인 대안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소용역 외에도 각종 청사 유지관리업무에 투입된 외부 업체 직원들도 출입이 까다로워져 작업시간이 길어진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종시로 이전 작업을 하는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업무 시간이 끝나고 이사작업을 해야 하는데, 출입통제가 깐깐해져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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